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이 18일 끝내 무산되자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에 착수하기로 했다. “야당 거부권이 있어 공수처의 정치 중립이 보장된다”고 주장했던 민주당이 자신들의 의도대로 공수처장이 임명되지 않는다고 곧바로 공수처 개악법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는 알렉시 드 토크빌이 언급한 ‘다수의 폭정’의 전형적 사례다.
여당이 공수처 출범과 윤석열 찍어내기에 혈안인 것은 살아 있는 권력 비리 수사를 막고 비판세력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청와대 일부 참모들의 펀드 개입 의혹 등은 모두 정권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사안들이다. 하지만 꼭두각시 같은 공수처를 만들고 식물 검찰총장을 앉혀놓는다면 권력 게이트 수사를 뭉개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현 정권이 무리하게 윤 총장 사퇴를 유도하려고 하면 할수록 국민들은 ‘도대체 정권에 구린 게 얼마나 많길래 윤석열을 그렇게 두려워하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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