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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출신 44세 작가, 데뷔작으로 英 부커상 수상

2020년 부커상 수상자인 더글러스 스튜어트. /EPA연합뉴스




2020년 부커상 수상자 더글러스 스튜어트의 작품 ‘셔기 베인’. /AFP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패션 디자이너 출신 40대 소설가가 데뷔작으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를 연상시킨다는 호평까지 받았다.

AP통신은 19일(현지시간) 부커상 심사위원회가 스코틀랜드 태생으로 현재 미국에서 거주하는 더글러스 스튜어트(44)를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스튜어트가 상을 받은 작품은 생애 첫 소설인 ‘셔기 베인(Shuggie Bane)’이다. 주인공 셔기와 알코올 중독자 어머니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스튜어트는 1976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태어나 런던의 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하고 24세 때 뉴욕으로 이주했다. 캘빈 클라인과 랄프 로렌, 바나나 리퍼블릭 등 패션 업체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다 소설가로 변신했다.

스튜어트는 경제적으로 궁핍한 글래스고에서 성적소수자로 성장한 경험을 소설 속에 충실하게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설 속 인물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영국의 문호 찰스 디킨스를 연상시킨다는 호평도 나온다.



스튜어트는 “소설 곳곳에서 내 어머니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며 “어머니가 없었다면 소설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모친은 스튜어트가 16세 때 사망했다.

이 소설은 출간까지 무려 32번이나 출판사들로부터 거절당했다.

스튜어트는 “출판사들은 책을 보고 훌륭하다고 평가했지만 독자가 공감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라며 “당시 스코틀랜드 노동자의 삶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상의 심사위원장인 마거릿 버스비는 “이 책은 은밀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고, 또 도발적인 면도 있다”라며 “주인공 셔기의 성 인식이 급성장하고, 동시에 복잡하지만 사랑스러운 아들과 어머니의 관계가 녹아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심사하는 동안 ‘이 책이 고전 반열에 오르겠구나’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올해 수상자 선정은 지난해와 달리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스튜어트는 상금 5만 파운드(한화 약 7,400만원)를 받게 된다.

부커상은 1969년 제정됐다.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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