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세계 2위 김세영(27·미래에셋)이 올해 미국과 한국에서 출전한 총 11개 대회에서 20위 밖의 성적을 낸 것은 단 한 번뿐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는 6차례 모두 20위 안에 들었고 지난달에는 메이저대회인 KPMG 여자 PGA챔피언십 우승까지 곁들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변수에도 꾸준한 면모를 과시한 김세영이 5주 만에 나선 미국 LPGA 투어 대회를 공동 3위로 출발했다.
김세영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GC(파70)에서 열린 펠리컨 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쳤다. 조피아 포포프(독일)가 자신의 18홀 최소타 타이인 6언더파를 몰아쳐 선두에 나섰지만 첫날 3타 차 3위는 충분히 우승 경쟁을 노릴 만한 위치다. 애슐리 부하이(남아공)가 4언더파로 단독 2위에 올랐고 앨리 맥도널드(미국)가 김세영과 함께 공동 3위에 자리했다.
김세영은 지난달 LPGA 투어 통산 11번째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한 이후 이번이 첫 출전이다. 한국에서 4주간 휴식을 취하다 1주일 전 미국으로 돌아간 그는 “코스가 쉽지 않고 바람도 강해 힘들었지만 한국에서 가족,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면서 몸도 마음도 쉰 덕분에 기분이 굉장히 새롭고 기운이 난다”고 말했다. 이 대회를 포함해 올 시즌 4개 대회가 남은 가운데 김세영은 약 90만달러의 상금을 쌓아 랭킹 2위를 달리고 있다. 상금 1위인 박인비(106만달러)가 불참해 김세영이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하면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포포프는 8월 메이저대회 AIG 오픈(옛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선수다. 올해를 LPGA 2부 투어에서 시작했던 그는 마라톤 클래식 공동 9위로 AIG 오픈 출전권을 손에 넣고는 2주 뒤 정상에 올라 잭폿을 터뜨렸다. 이날 퍼트를 24차례만 했을 만큼 그린 플레이가 발군이었다.
올해 LPGA 투어 대회에 처음 참가한 세계 1위 고진영(25)은 2오버파 공동 46위로 첫날을 마쳤다. 국내에 머물며 KLPGA 투어 6개 대회에 나섰던 그는 포포프와 동반한 이날 주 무기인 아이언 샷 정확도가 떨어져 7차례나 그린을 놓치면서 버디 1개와 보기 3개를 적어냈다.
2월 빅오픈에서 우승한 박희영(33)은 강혜지(30)와 함께 2언더파 공동 5위에 올랐다. 이정은(24)과 박성현(27)은 각각 3오버파와 4오버파의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븐파 공동 22위인 렉시 톰프슨(미국)은 162야드의 12번홀(파3)에서 9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볼이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가는 홀인원을 작성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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