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회사의 사업 부문은 분명 다릅니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K바이오를 대표하는 기업이며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지난 18일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각각 3공장과 4공장 신축을 발표했는데요,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량이 1.5배 증가할 것으로 관측합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셀트리온과 주주들의 관계는 특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소액 주주의 결집력이 강하고 서정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서 회장은 애초 진행하던 CMO 사업을 2009년 중단했습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모두들 어렵다고 예상했지만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성공으로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셀트리온에 이어 CMO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사업에도 진출했습니다. 셀트리온 주주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셀트리온이 미리 닦아놓은 길을 뒤따라 간다는 인식을 가지는 이유입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셀트리온 주주의 이 같은 견해에 “함께 같은 장소(송도)에서 K바이오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동료로서 이보다 더 친밀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서 회장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종종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사업 계획을 공유하는 등 친분이 깊습니다. 업계에서 오랫동안 같이 일했고,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처럼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업도 많습니다. 서 회장은 사석에서 “나 역시 1983년부터 1986년까지 삼성전기에서 근무했다”며 “가끔 김태한 사장에게 삼성 입사 선배라고 부르기도 한다”라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했던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도 김 사장은 서 회장의 기조연설을 끝까지 경청하는 한편 기조연설을 끝낸 서 회장과 어깨동무를 하고 대화를 주고받는 등 각별한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인천시에서 주관한 4인 4색 토크콘서트에 박남춘 인천시장과 하연섭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부총장 등과 함께 패널로 나서 바이오 인력 육성에 관련한 견해를 나눴습니다. 두 업체 관계자는 “같은 장소에 있는 만큼 서로의 임직원 간 교류가 잦다”며 “해외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 서로의 존재는 위안을 주는 관계”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