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은 23일 얀센에 기술수출한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의 2차 기술수출료(마일스톤) 6,500만 달러(약 723억원)를 수령했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얀센과 최대 12억 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5,000만달러(560억 원)에 반환 의무가 없는 대형 계약이었다. 이번 마일스톤은 레이저티닙과 얀센의 이중항체 항암제 ‘아미반타맙’의 병용 3상(MARIPOSA) 투약이 개시되면서 받게 된 2차 수령이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은 지난 4월 수령한 1차 마일스톤 3,500만 달러(약 390억원)에 더해 이번 투자로 총 1억 달러(1,100억원) 이상의 마일스톤을 받게 된다. 이는 레이저티닙의 기술수출 계약금 5,000만달러를 뛰어넘는 규모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마일스톤만으로 1억 달러 규모를 수령한 사례는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저티닙은 제노스코가 개발한 3세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표적항암제다. 오스코텍과 자회사 제노스코는 지난 2015년 레이저티닙을 유한양행에 기술이전 했다.
유한양행은 꾸준한 기술개발(R&D)을 통해 최근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16년 유한양행의 경상연구개발비는 전체 매출액의 4%에 불과했지만 이정희 사장 취임 이후 혁신 신약 R&D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다. 그 결과 오스코텍 등 기술을 갖춘 바이오벤처와 협업하며 단기간에 총 27개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또 2018년 이후 얀센·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와 총 5건, 4조원 규모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상황에도 지난해 보다 연구 개발비를 22% 늘렸다. R&D 증가율 면에서 전체 5대 제약사 중 가장 큰 규모다. 회사 관계자는 “올 3·4분기에 기록한 247억원의 영업이익 중 상당 부분은 해외 기술료 수입”이라며 “올해 들어 수익으로 인식된 기술료는 총 779억원으로 이미 3·4분기 누적 영업이익(571억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의 R&D 성과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분석한다. 내년에는 베링거인겔하임으로 수출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의 임상 진입에 따른 약 1,000만달러(111억원) 마일스톤 수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이 장기간 꾸준히 R&D에 투자해 온 결과가 올해부터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레이저티닙이 블록버스터급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여 유한양행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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