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은 취재 대상이 누구인가에 따라 ‘광견’처럼 또는 ‘애완견’처럼 취재한다”며 언론의 취재 행태를 저격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다시 한 번 언론을 향해 “광기 같은 (취재) 열정은 왜 선택적으로만 작용하느냐”며 따져 물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아파트 이웃 “기자들이 쓰레기통까지 뒤진다. 취재가 아니라 스토킹”’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한 뒤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작년 하반기 동안 기자들이 몰려들어 제 집에 나온 물품을 확인하려고 아파트 재활용 쓰레기통까지 뒤졌다”며 “쓰레기까지 뒤지는 수고를 감수하는 기자들의 취재 의지, 경악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런 광기같은 열정은 왜 선택적으로만 작동하느냐”며 “현재 진행되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감찰 및 수사에 대해서는 그 대상에 대한 취재는 멈추고, 그 감찰 및 수사 주체를 비난하는 데만 여념이 없느냐”고 되물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지난 16일과 18일에도 연이어 언론을 향해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그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국 언론은 취재 대상이 누구인가에 따라 ‘광견’처럼 또는 ‘애완견’처럼 취재한다”며 “자사 사주의 범죄나 비리에 대해서는 ‘무(無)취재’는 물론이고, ‘회장님, 힘내세요!’를 외친다”고 적었다.
또 18일에는 가수 김수희의 ‘애모’ 가사를 인용하며 “(언론이) 라임·옵티머스의 청와대나 여당 로비 의혹은 엄청나게 기사를 쏟아내더니, 검사 관련 의혹이 나오니 기사가 급속히 줄어들었다”면서 “‘애모’의 가사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가 생각난다”고 적었다.
그는 “법조기자들 사이에 수사대상인 검사 3인의 이름은 공유되어 있지만, 추적 취재도 심층 취재도 없다”며 “언론의 통례로 보면, 룸살롱 내부 구조, 술 종류 및 비용, 접대 종업원 숫자 등에 대한 자극적 기사가 나올 법도 한데 말이다. 해당 검사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시도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자신과 가족에 대한 의혹이 불거질 당시 무리한 취재 행태를 보인 언론이 검찰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취재 경쟁을 펼치지 않고 입을 닫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조 전 장관을 정조준해 “하루도 쉬지 않고 기자탓, 언론탓, 검찰탓”이라며 “이제 귀가 따갑고 지겹다. 떠들려면 제발 새로운 이야기라도 갖고 떠들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김수희씨 애모의 그 가사는 여기에 적합한 게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국민이 무참히 살해당하고도 아무 말 못하고 김정은의 미안 편지에 감읍하는 문대통령, 삶은 소대가리가 웃는다고 비아냥대도 그저 김정은이 좋다고 짝사랑하는 문대통령에게 딱 맞는 가사”라고 날을 세웠다.
김 교수는 이어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가사를 조국에게는 이렇게 개사해본다”면서 “‘언론 앞에만 서면 그는 왜 흥분하는가?’ 제발 진정하고 재판에 신경쓰라”고 썼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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