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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미래세대의 나라 곳간도 바닥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국가채무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재정 건전성을 지키는 마지노선인 40%가 깨졌다…나라 곳간이 바닥났다.” 이 발언의 당사자는 2015년 야당 시절의 문재인 대표였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올해 9월9월 말준 중앙정부 채무는 800.3조 원으로, 전년 694.4조 원에서 105.9조 원이나 급증했다. 내년 국가채무 비율은 46.7%까지 오를 전망이다.

김대중 정부 이후 국가채무 증가의 압도적 1위는 문재인 정부다. 김대중 정부 85.4조, 노무현 정부 143.2조, 이명박 정부 180.8조, 박근혜 정부 170.4조였고, 문재인 정부는 417.6조 원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정부가 제시한 ‘한국형 재정준칙’에서는 국가채무를 GDP 대비 60% 선에서 관리하되, 적용 시점을 2025년으로 늦춤으로써 현 정부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일본은 80년대까지 미국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국가채무 비율이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국가채무 비율이 OECD 1위다. 국가채무는 관리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불어나서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못한다.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그리스 등이 국가 부도위기에 직면한 이유는 공통으로 방만하게 재정을 낭비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국가채무 비율이 다른 기축통화국보다 아직은 낮다고 해서 안전한 것이 아니다. 기축통화국은 돈을 찍어내도 부도날 위험이 없지만, 우리처럼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에서 국가채무 비율이 높아지면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며 해외 채무의 이자율이 높아지고 국내에 투자한 해외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결국은 외환위기가 오게 된다. IMF 환란 때 이미 경험했던 것이다. 또한, 우리는 저출산 고령화와 저성장 고착으로 빚을 갚을 수 있는 여력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다른 선진국들보다 더 보수적으로 재정을 관리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지난 4월 총선 직전에 정부·여당은 물론 제1야당까지도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찬성했다. 2차 재난지원금도 전 국민 통신비로 오락가락하다 연령대별로 지급하고 전액 국채를 발행해서 충당했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다. 코로나19 사태는 내년 말까지 갈 것으로 많은 전문가가 예상하는데, 그 기간 동안 코로나 19의 3차, 4차 대규모 확산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폭설, 대형 산불, 극심한 가뭄 등 자연재해가 일어날 수 있다. 그때마다 많은 재정이 필요할 텐데, 지금 돈이 있다고 재난을 당하지 않은 사람들이나 당장 필요하지 않은 곳에 돈을 써버린다면 나중에 큰 재난이 발생할 때는 돈이 없어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국가채무는 기성세대가 빌린 돈을 쓰고 미래세대가 그 빚을 갚아야 하는 구조이다. 즉 국가채무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세대의 곳간에서 미리 빼서 쓰는 것이다. 부모가 빚을 얻어 흥청망청 쓰다가 아이들에게 그 빚을 물려준다면 그런 부모를 막장 부모라고 부른다. 인기영합 막장 정부였다는 미래세대의 역사적 평가가 두렵다면 책임윤리로 국정에 임해야 한다.

국가재정은 정권의 인기 유지용이 아닌, 코로나19 재난 극복과 국가 미래를 위해 적재적소에 써야 한다. 국가 미래보다는 인기 유지를 위해 재정을 탕진하는 위험하고도 무책임함에 대해서는 옐로카드를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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