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낙담을 주제로 한 시를 쓰려는 것이 아니라 횃대 위에 앉은 아침의 수탉처럼 한번 호기 있게 울어보려고 하는 것이다. 기껏해야 이웃들의 잠을 깨우는 결과밖에 얻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월든’에 남긴 말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서 태어난 철학자이자 작가인 소로우는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를 마친 뒤 부와 명예를 찾아 떠나는 여정 대신 숲으로 향했다. 숲 속에서 인간과 자연이 하나 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서다.
소로우는 왜 숲으로 갔을까? 그 의미를 짚어볼 수 있는 강의가 온라인에 열렸다. 영문학자 한현숙 박사가 고인돌 2.0 강좌 ‘필환경 시대 문학에서 길을 찾다’를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총 5강으로 구성된 이번 강좌는 1강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2강 경제발전과 진보신화에 경종을 울리다(1), 3강 경제발전과 진보신화에 경종을 울리다(2), 4강 유토피아를 다시 생각해 보다, 5강 인간 종말에 관한 보고서 등으로 진행된다.
한 박사는 월든이 출간된 1850년대 시대적 배경부터 소개한다. “1840년대 미국은 자본주의 시장의 이중성을 실감하던 때입니다. 1820년대 이래 운하와 철도를 건설하고 시장경제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시장혁명이라는 경제적 변혁을 경험하게 되죠. 그러다 1837년에 미국 역사상 최초로 경제 공항이 벌어지게 됩니다. 중산층이 대거 파산하고, 청년 실업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1929년의 대공황 이전이 이미 미국이 경제 침체의 경험을 겪고 있었던 것이죠. 자본이 축적되고 경제가 발전하면 모두가 잘 살게 될 줄 알았는데 말이죠.”
소로우는 이에 부정적인 측면을 예민하게 발견하게 된 것이다. 소로우는 자본주의가 인간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든다면서 이렇게 외쳤다. “간소하게, 간소하게 그리고 간소하게(Simlpify, Simplify, Simplify)” 이에 대해 한 박사는 “요즘 시대의 미니멀리즘과 맥이 닿아있어요. 소로우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미국에서 소유의 문제와 부의 개념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죠. 대체 부자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한번 따져보자는 것이죠.” 한 박사는 ‘월든’을 통해 진정한 소유가 무엇인지, 간소한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함께 풀어나간다. 아울러 오늘날에도 통하는 월든의 메시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편 이번 강의는 지난 10월 26일 공개된 ‘고인돌2.0’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고전 인문 아카데미 ‘고인돌2.0(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13년부터 공동으로 진행하는 인문 교육 사업으로 8년째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 19의 팬데믹으로 직접 강의실을 찾아가는 대신 전문가들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한다. 특히 올해 ‘고인돌 2.0’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새로운 형식으로 강의를 기획했다. 해를 거듭하면서 중고등학생들이 인문학에 관심이 커지고 있어 중고등학교 교과목과 연계한 프로그램과 일상 속 인문학적 사고를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아울러 인문학 공부를 처음 시작하려는 성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강의도 풍성하다. 2020년 ‘고인돌 2.0(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사업은 SK이노베이션, 한화생명, 농협생명, 교보생명, DB손해보험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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