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도전 가능성이 높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를 방문해 적극행정을 독려·격려했다. 감사원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감사와 이에 따른 검찰 수사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 총리는 25일 산업통상자원부를 방문해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 코로나-19 대응, 항아리형 경제 및 수소경제 활성화 등에 기여한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견기업정책과 등 10개 부서에 ‘적극행정 접시’를 수여했다. 또 공직 생활을 갓 시작하게 된 신임사무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 산업 디지털 전환 및 급변하는 통상환경 대응 등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한 뒤 “국민에게 힘이 되는 정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앞장서서 적극행정을 실천하는 데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공직자들이 품고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동경을 적극행정으로 마음껏 펼쳐 달라”며 “총리로서 이를 뒷받침하겠다”고 격려했다.
정 총리는 특히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를 염두에 둔 듯 “최근에 크게 마음고생하고 있는 점을 알고 있고 안타깝고 걱정을 많이 해왔다”며 “그래도 여러분들이 잘 이겨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또 “움츠러들지 말고 어깨를 펴고 당당히 앞으로 계속 전진하라”고 특별 주문을 내렸다.
이날 정 총리의 산업부 방문과 관련 발언은 산업부를 둘러싼 정부와 감사원, 검찰 간 갈등의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10일 세종 총리공관에서 진행한 취임 3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도 월성 원전 1호기 수사에 대해 “검찰의 개입이 최선을 다해 적극 행정을 펼치려는 공직사회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정 총리는 지난 2006년 참여정부 때 산업부 장관을 지낸 바 있다. 당시 정 총리는 ‘일하다가 접시를 깨는 것은 괜찮지만, 일하지 않아 접시에 먼지가 쌓여서는 안된다. 국민에게 힘이 되는 일에는 접시를 깨는 경우가 있더라도 앞장서야 한다’는, 이른바 ‘접시론’을 강조한 바 있다.
정 총리는 이날 산업부 직원들의 애로를 들은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적극행정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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