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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공감] 톨스토이의 다이어리
/사진=이미지투데이




사랑은 위험한 말이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악이 행해지고, 조국에 대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더 큰 악이 행해지며, 인류에 대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가장 잔학한 악이 자행된다. 사랑이 삶에 의미를 준다는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잘 알려져 있었으나 진정한 사랑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성현들은 끊임없이 그 답을 제시해왔는데, 언제나 부정적인 답이었다. 즉 사랑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들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다. (레프 톨스토이 ‘인생독본 2’, 2020년 문학동네 펴냄)

끝까지 다 못 쓸 것을 알면서도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연간 다이어리를 산다. 한 해가 하릴없이 지나갔다는 헛헛함에, 다가오는 새해는 하루하루 꽉 채워 살고 싶은 마음이 해마다 우리로 하여금 다이어리를 사게 하는 것일 테다. 톨스토이는 자신만의 연간 다이어리를 직접 만들었다. 1년 365일 날짜별로 동서고금의 위인과 작가들이 남긴 명언 중에서 인생에서 결코 잊지 말아야 할 문장들을 정리하고 그에 대한 생각과 깨달음을 기록했다. 15년간의 작업을 통해 완성된 톨스토이의 대작 ‘인생독본’은 한 사람이 단 하루도 허투루 살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과 선한 본성을 실천하며 살기 위한 다짐과 지혜의 말들로 빼곡하다.



세상에 고고한 말은 넘쳐나지만 그 말들을 단지 말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나아가 자신의 인생으로 옮겨오는 사람은 드물다. 노년의 톨스토이는 자신의 책 인세를 단 한 푼도 사유재산으로 쌓지 않고 세상에 기부하고자 했다. 선과 사랑과 공동체에 대해 쓴 책으로 자기 혼자만 잘 먹고 잘사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토록 위대한 소설들을 많이 남겼음에도 톨스토이는 자신이 쓴 모든 저작이 잊힌다 해도 ‘인생독본’만은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아마도 ‘인생독본’이 날마다 진정한 사랑과 선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던 그의 15년간의 노력과 고투 그 자체였기 때문이 아닐까. /이연실 문학동네 편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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