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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우정서비스의 미래

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국민가수 조용필 씨의 ‘서울 서울 서울’ 노래 가사에는 ‘베고니아 화분이 놓인 우체국 계단, 어딘가에 엽서를 쓰던 그녀의 고운 손’이라는 가사가 나온다. 우체국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린 시절 국군 장병들에게 쓰던 위문편지, 연인에게 보냈던 연애편지, 친구들끼리 교환했던 대학교 학보 등 정겨운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지금도 매일 100만여명의 고객들이 전국 3,400여개 우체국을 방문해서 우정·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2만여명의 집배원들이 전국에서 우편물을 배달하고 있다. 우정 서비스는 정부 서비스 중에서 가장 친숙하고 정겨운 서비스이고, 우정 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만족도 역시 높아서 한국 산업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도 공공 서비스 부문 22년 연속 1등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우정 사업이 사회·경제 전반의 디지털화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메일, 모바일 메신저와 같은 대체 통신수단의 발달과 모바일 전자 고지 활성화에 따라 통상우편 물량이 줄어들면서 우정 사업 수익이 대폭 감소하고 있다. 더불어 택배 서비스의 이용 증대에 따른 집배원의 과중한 업무 부담 해결을 위한 집배 인력 증원과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한 비용 증가로 우정 사업의 공공성을 유지하면서 경영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편 경영 수지는 지난 2011년 439억원 적자에서 2019년 1,115억원 적자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우정사업본부는 정원 감축, 우체국 통폐합 등 인력과 시설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경영 효율화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러한 노력은 비용 감축 효과는 미미한 반면 노인·장애인 및 인구 감소 지역의 우정 서비스 접근성 약화를 초래해 우정 서비스의 공공성이 약해진다는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우정 서비스 같은 보편적 서비스는 모든 이용자에게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요금과 품질의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우정 사업에 대해 독립채산제를 적용하면서 경영 효율성과 공공성의 확보라는 두개의 정책 목표 달성을 동시에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제 우편 사업의 적자 규모가 우편·예금·보험 사업의 자체 수입으로 비용을 충당하는 특별회계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우정 사업의 경영 위기를 고려할 때 우정 사업의 본질인 국민 모두에 대한 보편적 서비스의 제공이라는 공공성의 원칙이 손상되지 않도록 우정 사업 특별회계 시스템에 대한 보완이 있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우정 사업의 공공성 유지를 위한 경영 손실에 대해서는 일반회계를 통해 적자를 보전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에 따라 우정 사업 경영의 어려움은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우정 사업의 본질인 모든 국민에 대한 보편적 서비스의 제공이라는 본질이 손상되지 않도록 조속히 우정 사업 회계제도의 개편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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