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 17명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냈다. 추미애 장관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 등은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김후곤 서울북부지검장은 17명 검사장들의 이름이 적힌 성명서를 26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리고 “사법역사상 유례 없는 ‘검찰총장의 직무정지와 징계 청구’를 마주한 상황에서, 전국 일선 검찰청을 책임진 검사장들로서, 검찰총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 그리고 법치주의와 직결된 현 상황에 관해 최소한의 의견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 절차와 내용에 있어 성급하고 무리하다고 평가되는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고, 이를 뛰어넘어 곧바로 그 직무까지 정지하도록 한 조치에 대해 대다수 검사들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직무정지와 징계 청구를 냉철하게 재고해 바로잡아 주실 것을 법무부 장관님께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손구민·조권형기자 kmsohn@sedaily.com
다음은 성명서 전문.
[현 상황에 대한 일선 검사장들의 의견]
먼저, 감염병으로 어려운 시간을 견디어 내고 계신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사법역사상 유례 없는 ‘검찰총장의 직무정지와 징계 청구’를 마주한 상황에서, 전국 일선 검찰청을 책임진 검사장들로서, 검찰총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 그리고 법치주의와 직결된 현 상황에 관하여 최소한의 의견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헌법과 법률상 국회 인사청문회,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의 임명을 받아 검찰총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제도를 마련해 둔 것은 검찰의 민주적 통제와 정치적 중립을 위함입니다.
그럼에도, ‘법적 절차와 내용에 있어서 성급하고 무리하다고 평가되는’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고, 이를 뛰어넘어 곧바로 그 직무까지 정지하도록 한 조치에 대해, 대다수의 검사들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고 있습니다.
검찰의 민주적 통제와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고자 하는 검찰개혁의 목표가 왜곡되거나 그 진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정지와 징계 청구를 냉철하게 재고하여 바로잡아 주실 것을 법무부장관께 간곡히 요청 드리며, 일선 평검사들의 충정어린 목소리에도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대다수의 검사들은 이러한 불합리한 상황이 바르게 정리되어 검찰 본연의 업무에 충실히 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검찰의 제도개혁이 안착되어 인권이 보장되고 범죄로부터 자유로운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일선에서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2020년11월26일
서울북부지검 검사장 김후곤
서울서부지검 검사장 노정연
의정부지검 검사장 이주형
인천지검 검사장 고흥
수원지검 검사장 문홍성
춘천지검 검사장 조종태
대전지검 검사장 이두봉
청주지검 검사장 노정환
대구지검 검사장 조재연
부산지검 검사장 권순범
울산지검 검사장 이수권
창원지검 검사장 최경규
광주지검 검사장 여환섭
전주지검 검사장 배용원
제주지검 검사장 박찬호
서울고검 차장검사 김지용
수원고검 차장검사 이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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