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법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안정성이나 경제성에 대한 합리적 평가 없이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못 박은 점이다. 가덕도신공항은 2011년 동남권신공항 입지 평가에서 경쟁지인 밀양에 밀렸고 2016년 평가에서는 김해·밀양에 이어 3위였다. 바다를 메워야 하기 때문에 건설비가 많이 드는 치명적 결함이 있었다. 그 뒤 이를 뒤집을 만한 평가 결과가 없는 상황인데도 오직 정치적 이해관계로 건설을 추진하려는 것이다. 검증위원회의 ‘김해신공항 원점 검토’ 결론을 인정하더라도 동남권신공항 후보지 선정을 위한 재평가부터 하는 것이 순서다.
예타를 정상적으로 진행하면 문턱을 넘지 못할 것 같으니 아예 특별법으로 면제한 것도 무리수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예타 면제 사업 규모는 이미 88조 원을 넘어 이명박 정부(60조 3,000억 원)와 박근혜 정부(23조 6,000억 원)를 합친 것보다 많다. 여기에 10조 원 이상 들어가는 가덕도신공항까지 포함하면 100조 원을 넘는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때 4대 강 사업 등을 두고 ‘토건 정부’라고 비난했다. 이제 그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사업을 벌이겠다니 이런 토건 정부가 또 없다. 민주당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국토 균형 발전과 국민 안전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내가 하면 국토 균형 발전이요 남이 하면 토건 정부라니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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