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과거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으로부터 양복과 탄산음료 등 이례적인 호의를 받았다는 자신의 주장에 날을 세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향해 “‘구업(口業·말의 업보)’이 쌓이고 있다”고 비판을 내놓자 진 전 교수가 다시 “‘조만대장경’에 이르려면 아직 멀었다”고 응수하면서 두 사람 간의 설전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진 전 교수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과 김근식 경남대 교수를 비판한 조 전 장관의 발언을 담은 기사를 올리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어찌 그 업을 이번 생 안에 쌓을 수 있으리오”라면서 “내, 천 번을 고쳐 태어난들 감히 그 업을 다 이룰 수 있겠사옵니까”라고도 했다.
이같은 진 전 교수의 글은 과거 활발하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해온 조 전 장관의 글이 현재 상황들과 맞물리면서 이른바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라는 해석이 나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읽힌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최 전 총장 및 나를 공격하는데 급급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교수, 두 식자에게 물어야 할 점이 생겼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 전 장관은 “이미 ‘김문수, 차명진의 길’을 걷고 있는 두 식자의 실명을 거론하는 것을 삼가해왔으나 이번에는 예외로 한다”고도 적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은 “진중권씨도 민정수석이 양복을 받으면 안 됐다고 마지못해 인정한다”면서 “어찌 그리 최 전 총장의 속마음을 잘 아는지, 양복 제공시도가 뇌물제공 시도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변호하는 게 눈물겹다”고 진 전 교수를 정조준했다.
조 전 장관은 이어 “진씨는 느닷없이 ‘뇌물의 노릇을 할 만한 것은 정경심씨의 교수직’이라고 말한다”면서 “물론 ‘그의 교수 임용은 2011년으로 미리 뇌물을 찔러줬다고 보긴 무리가 있다’고 발을 뺀다. 교활하다”고 거듭 날을 세웠다.
아울러 조 전 장관은 “빙글빙글 돌리지 말고 2011년 동양대 교수 공개채용에서 선발된 정경심 교수가 교수된 것이 ‘뇌물’의 일종이었다는 것인지 아닌지 분명히 말하길 바란다”고 말한 뒤 “그리고 ‘유재수 사건’의 사실관계와 직권남용의 법리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주워들은 검찰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뇌이는 귀하의 훈계는 사양한다”고 적었다.
여기에 덧붙여 조 전 장관은 최 전 총장에게 받은 탄산음료 사진을 두고 ‘연출용으로 찍었으리라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주장한 김 교수에 대해서도 “저열하다. 반미학생운동의 핵심이었다가 줄곧 우향우를 해 지금은 수구정당 국민의힘의 품에 안긴 귀하다운 의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더불어 조 전 장관은 “사이다 뒷면 유효기간이 2020년 3월 5일인 사진을 올린다”며 “두 눈으로 확인하고 앞으로는 헛소리를 하지 말길 바란다. 자신이 있다면 단정적 발언을 하길 바란다. 바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은 “진씨, 김씨 두 사람이 나의 SNS 활동에 대하여 불평을 했다. 가관이다”라며 “그대들이 지은 ‘구업’(口業)이 쌓이고 있다”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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