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원도의 비무장지대 철원 화살머리고지와 양구 백석산 일대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화살머리고지와 백석산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가 각 각 송해경 이등중사(현 계급 병장), 이형술 하사(현 계급 상병)로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송 이등중사는 지난 10월 13일, 이 하사는 이에 앞선 2015년 9월 24일 발굴됐다.
지금까지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2000년 4월 유해발굴을 위한 첫 삽을 뜬 후 총 156명이다. 이 중 2018년 ‘9·19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내 화살머리고지에서 진행된 유해발굴에서도 총 9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송 이등중사와 이 하사의 유해는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가 확보돼 있어 신원확인이 가능했다. 국유단은 “고인들의 유가족 중 외조카와 남동생의 유전자 시료를 채취하고 신원확인을 기다렸다”며 “발굴된 유해와 이들의 유전자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통해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송 이등중사는 제2사단 31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1953년 7월 11일 화살머리고지에서 전사했다. 그는 1953년 6월부터 치러진 화살머리고지 4차 전투에서 치열한 접전 중 정전협정 16일을 남겨두고 전사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치열한 전장에서 마지막까지 싸우다 전사한 송 이등중사는 두개골부터 발뼈까지 대부분 뼈대 골격이 발굴된 유해로 67년이 지나서야 후배 전우들에게 발견됐다. 현장에서 유품으로 인식표를 포함한 철모와 계급장, 육군 2사단 부대마크 등 77종이 함께 발굴됐다.
1930년 12월 30일 경북 성주군 성주면에서 1남 2녀 중 셋째로 태어난 송 이등중사는 출생하던 해 아버지가 작고해 집안의 가장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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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하사는 제8사단 10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1951년 10월 백석산지구 전투에서 전사했다.
6·25전쟁 당시 백석산 지역은 전략적 요충지로서 8사단이 공격작전을 펼쳤던 곳이다. 고지를 점령하고 목표를 획득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공격했지만 적의 저항으로 진출이 지연됐다. 그러나 이 하사를 비롯한 8사단 10연대 장병들은 끝까지 전투에서 승리한다는 일념 하나로 고지에서 치열한 교전 끝에 목표를 확보했다.
마지막까지 싸우다 전사한 이 하사는 64년이 지나서야 두개골 일부와 우측 팔다리 뼈 몇 점이 후배 전우들에 의해 수습됐다. 유해 발굴 당시 M1탄피, 단추 등 35점의 유품도 발견됐다.
1932년 2월 20일 경남 통영군 용남면에서 3남 2녀 중 셋째로 태어난 이 하사는 전쟁 발발 1년 후인 1951년 6월 25일 19세의 나이로 참전했다.
그의 동생 이형삼(81)씨는 “형님의 유해를 찾았다는 소식을 들으니 가슴이 떨리고 눈물이 난다”며 “이제라도 형님을 모실 수 있어 다행이고, 국방부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국유단은 유가족들과 협의를 통해 12월 초 경북 성주와 부산에서 이들에 대한 귀환행사를 거행한 후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국유단은 “유해 소재 제보나 유가족 유전자 시료채취 참여 문의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홈페이지에 안내돼 있고, 대표전화인 1577-5625에서도 자세히 안내 받을 수 있다”며 “유전자 시료 제공으로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심사를 통해 최대 1,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면서 전사자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채취 참여를 당부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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