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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에도 젊은 음악인들의 ‘삶은 계속된다’” 31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코로나19 확산에 31회만에 처음으로 관객 없는 온라인 진행

비대면에도 10개 팀 참가해 열정 뽐내… 대상은 밴드 '터치드'

31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결선에 참여한 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CJ문화재단




“장막을 가린 채 진행자끼리 마주보고 있으니 가까우면서도 멀게 느껴지네요”

제31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의 결선 경연이 열렸던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창전로 CJ(001040)아지트 광흥창에선 진행자들 사이에도 투명 아크릴로 만든 장막이 쳐졌다. 바로 옆에 있어도 투명 벽으로 갈라진 모습에 진행을 맡았던 가수 이한철과 SBS 유튜브 ‘문명특급’ 진행자 재재도 처음에 어색함을 표하며 이렇게 말했을 정도였다. 김이나(작사가), 김형석(작곡가), 배순탁(음악작가), 정원영(뮤지션·호원대교수), 정지찬(뮤지션), 지영수(호원대교수) 등 심사위원들도 투명 아크릴로 된 칸막이를 올린 책상에 앉아 있었다.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만든 풍경이다. CJ문화재단과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총동문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30여년만에 처음으로 관객 없이 열려야 했다. 2005년 대회를 거른 적은 있지만 관객 없이 온라인으로만 진행하기는 처음이었다. 경연이 열릴 당시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도 1.5단계로 올라간 상태였다. 행사를 열면서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이 젊은 음악인들의 열정마저 막을 수는 없었던 것 같다. CJ문화재단에 따르면 지난 6~7월 진행된 참가 접수에 652개팀이 참여했다. 이 중 실제 연주 심사를 거쳐 결선에 진출한 이들은 10팀. 경쟁률이 약 66대1이었다.

행사를 준비한 이들도 온라인 비대면 형태로나마 열린 게 다행이라는 분위기였다. 가수 이한철은 “코로나19가 이런 상황을 던져줬는데, 이렇게 계속될 수 있다는 게 음악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권월’, ‘나상현씨밴드’, ‘노동자3071’, ‘라쿠나(Lacuna)’, ‘몽글(mong_gle)’, ‘숨비’, ‘이븐이프(evenif)’, ‘지환’, ‘터치드’, ‘토르토르’ (이하 가나다순) 등 10개 팀은 유튜브로 중계된 생방송에서 각자 준비해 온 곡을 노래하고 연주하며 개성을 자랑했다. 유재하가 생전에 발라드 가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은 통기타나 건반 중심의 조용한 포크 혹은 팝 음악을 들고 나왔다. 나상현씨밴드, 라쿠나, 터치드 등 밴드 음악을 하는 팀들도 조용했다.

31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대상을 탄 밴드 ‘터치드’. /사진제공=CJ문화재단


공연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건 관객들의 호응인데, 비대면 진행에 따른 빈자리는 최근 온라인 공연들이 그렇듯 유튜브의 실시간 채팅이 대신했다. 주최 측은 참가 팀을 응원하는 채팅 중 참신한 것들을 골라 상품을 줬고, 가장 많은 응원 댓글을 받은 팀에게는 인기상을 주기도 했다. 온라인 관객들도 재기발랄한 응원글들을 일제히 올리며 화답했다.

경연과 축하공연이 끝나고 시상식이 진행됐고, 대상은 ‘Blue’를 부른 5인조 혼성 밴드 터치드가 받았다. 이 곡은 실제 큰 슬픔으로 많은 눈물을 흘렸던 경험 및 당시 감정을 그림처럼 묘사했으며, 호소력 있으면서도 파워풀한 여성 보컬의 목소리와 멤버들의 섬세한 악기 연주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어서 금상은 지환, 은상은 이븐이프, 동상은 토르토르/몽글/노동3071, 특별상 중 CJ문화재단상은 지환, 유재하동문회상은 숨비가 각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들에겐 총 2,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동문 앨범 제작과 기념공연에 참여할 기회를 받는다. 대상과 CJ문화재단상 수상자에게는 CJ문화재단이 미니앨범(EP) 제작을 지원한다. 터치드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31기 동문이 되는 것도 너무 감사한데 이렇게 대상까지 받게 되어서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유재하 선배님처럼. 그리고 저희 팀 이름처럼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음악을 계속 들려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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