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 전기차가 매섭게 질주한다. 올해 전기차 수출량이 사상 처음 하이브리드 차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1~10월 전기차 수출량은 10만 601대로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차의 수출량(10만 4,493대)과 불과 3.7% 차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만 하더라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각각 5만 7,642대와 12만 157대로 두 배 넘게 차이 났다.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소폭 준 대신에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다. 이 추세라면 올 전기차 수출량은 KAMA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후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차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수출량은 코로나19의 1차 확산이 정점을 찍은 올 4월부터 급증했다. 이때부터 전기차 수출량이 하이브리드차를 뛰어넘었다. 전기차는 코로나19 영향에 올 수출 및 판매량이 내연기관차와 함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 급격히 위축된 완성차 시장 회복을 위한 재정 지원을 ‘전기차 판매 확대 및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생산 체제로의 전환’에 집중하면서 전기차 수출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환경 규제가 강한 유럽의 경우 올 상반기에 오는 2022년까지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확대하는 동시에 전기차 의무 판매량과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을 강화하는 정책을 내놓으며 올해 독일·프랑스·영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0~260%가량 급증했다.
국내 전기차 판매량 대부분은 현대·기아차(000270)가 책임지고 있다. 지난 10월까지 현대·기아차가 수출한 전기차는 9만 8,505대로 전년 동기(5만 7,517대) 대비 71.3% 급증했다. 차종별로는 현대차(005380)의 코나 일렉트릭이 4만1,384대로 가장 많이 수출됐고 기아차 니로 EV(3만 8,299대), 아이오닉 일렉트릭(1만 578대), 쏘울 EV(8,244대) 순으로 나타났다. 내년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전환을 앞둔 아이오닉을 제외한 전 모델의 판매량이 늘어났다. 이 같은 전기차 수출 증가세는 유럽연합(EU)의 환경규제 강화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EU로 수출된 전기차는 총 7만239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급증했다. 전체 수출에서 EU가 차지하는 비중도 70.3%에 이르렀다. 내년 현대·기아차는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전기차 출시로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 JW(프로젝트)를 기아차는 CV를 내놓을 예정이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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