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으로 낸 1,500만원 다시 채우려고…
지난해 초여름 20세 여성 A씨는 미성년자인 여성 B양이 마신 술값 1,500만원을 대신 결제해 줬다. 두 사람은 같은 해 3월 사회에서 만난 사이로, 함께 호스트바에 다니는 사이였다. 술값 결제 후 돈이 부족해진 A씨는 B양과 돈을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먼저 A씨는 휴대전화 채팅앱에 조건만남 제안 글을 올렸다. 일정 금액을 내면 B양이 만남을 해준다는 내용이었다.
얼마 후 한 남성 C씨가 글에 응답했고, C씨는 A씨의 원룸으로 왔다. C씨가 원룸에서 B양과 만남을 가지던 중 A씨가 갑작스럽게 방에 들이닥쳤다.
A씨는 “B양이 미성년자인 것을 아느냐”며 C씨에게 화를 냈다. 그러면서 “여기는 내 집인데 당신이 허락 없이 들어왔으니 주거침입”이라며 “합의금으로 300만원을 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
하지만 C씨는 결국 돈을 주지 않았다. A씨와 B양이 남성으로부터 돈을 뜯어내기 위해 각본을 짜놓고 움직였지만 끝내 실패한 것이다.
두 사람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씨와 B양은 열린 현관문을 통해 B양의 외할머니 집에 들어갔다. 외할머니의 통장 등을 훔치려는 목적에서였다.
그들은 외할머니가 통화하는 틈을 타 집을 뒤졌다. B양은 안방 서랍장에서 외할머니 소유의 통장과 도장이 든 손가방을 발견하고 옷 안에 넣어 가지고 나왔다. A씨와 B양은 현금인출기로 가 훔친 통장에서 총 260만원을 인출했다.
징역 1년 실형…"어리지만 죄질 나빠"
이후 A씨는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특수절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이수정 판사는 최근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A씨의 나이가 어리기는 하나 범행 내용과 경위에 비춰볼 때 그 죄질이 나쁘다”며 “A씨가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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