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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은퇴자는 거주의 자유도 없느냐"는 절규
종합부동산세가 고지돼 세금 폭탄이 현실화하자 조세체계의 불합리함을 성토하는 글이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직장에서 은퇴한 사람들의 목소리는 절규에 가깝다. ‘종부세. 퇴직한 사람은 거주의 자유도 없습니까’라는 글을 올린 청원인은 “은퇴하고도 종부세 납부하려고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하느냐”며 징벌적 세제에 울분을 토했다. “강남에 아파트 하나 갖고 있으면 적폐냐. 퇴직하고 삶의 뿌리를 옮기는 게 얼마나 힘들지 생각 안 해봤느냐”로 이어지는 이 청원에는 29일 현재 5,000여 명이 동의를 표했다. 또 다른 청원인도 “오래전 집을 사서 실거주하고 있는데 가격 급등에 소득으로 보유세를 감당하지 못하면 이사해야 한다”며 보유세 기준을 취득가로 바꿔달라고 읍소했다. 부동산 카페에도 세금을 내기 위해 일용직을 알아봐야 할 판이라는 은퇴자들의 아우성이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에 “취득세와 재산세·양도세도 납부하는데 왜 종부세까지 많이 내야 하느냐”는 분노의 글이 쇄도하는데도 집권 세력은 마이동풍이다. 여권은 외려 소수의 불만으로 치부하면서 갈라치기 전략을 펴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종부세 가짜 뉴스가 혹세무민 수단이 되고 있다”고 딴소리를 했다. 이런 사이 1주택자마저 세금 때문에 사지도 팔지도 못하고, 무주택자는 전셋값을 올려주고라도 살고 있는 곳을 지키려 하는 ‘패닉 스테잉(panic staying)’에 몰리고 있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공시가 현실화율이 정부의 계획대로 되면 2025년 서울 전용 85㎡ 아파트의 보유세는 올해보다 4.9배가 되고 모든 자치구가 종부세 사정권에 들어간다.

정부와 여당은 하루빨리 왜곡된 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 1주택자들의 종부세 감면 대상을 확대하고 고령 은퇴자들은 주택을 판 뒤 종부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납세 유예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폭탄 수준의 양도세도 낮춰야 매매와 임대차 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평생 아껴 집 한 채 샀는데 이런 식으로 목줄을 조이는 것은 정상적 행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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