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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쏙야쏙]양정철에겐 靑비서실장 보다 중요한 '미션'이 있다

■송종호의 여쏙야쏙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앞두고 촉각

대통령 비서실장 기용설 꾸준히 제기

이유불문 '실력자'..與'군기반장'역할

'세상을 바꾸는 언어'..민주주의 천착해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지난해 6월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에서 열린 ‘강원연구원-민주연주원 정책협약식’에서 박수 치고 있다./연합뉴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역할론’이 또 부상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이면서도 2017년 대선 직후 “잊혀질 권리”를 주장했고, 지난 4·15총선의 숨은 공신 평가를 받으면서도 여의도 정가를 떠났던 양 전 원장입니다. 늘 ‘부름’을 받는 것은 ‘운명’일까요.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끝장 대치’ 속에 정국 정상화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자 여권 내에서 실세 대통령 비서실장 등장을 바라는 기대도 있을 법 합니다. 그런데 최근 양 전 원장의 소식이 유력 언론사 한 곳을 통해서 꾸준히 전해지는 게 참 의아합니다. 대부분 기자들이 양 전 원장과 통화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언론사는 양 전 원장과 직통 전화라도 있는 걸까요. 보기에 따라서는 양 전 원장이 직접 언론을 가려가며 비서실장 기용과 관련해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합니다. 그런데도 언론사들은 사실확인 이전에 특정언론의 보도를 따라가기 바쁩니다. 그만큼 양 전 원장의 정치적 비중과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방증일 수 밖에 없습니다.

특정 언론통한 '역할론'군불..불편한 오해 쌓여
양 전 원장의 비서실장 기용에 군불을 지피는 곳이 또 있습니다. 바로 친문 인사들이 모인 ‘민주주의4.0연구원’입니다. 민주주의4.0의 한 핵심 의원은 개혁 드라이브를 위해 양 전 원장의 역할이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당 의원은 “마지막 대통령 비서실장에 무난한 ‘관리형’을 앉히기에는 아직 완수해야 할 국정과제가 많이 남았다”고 했고 결국 문재인 정부 임기말 관리뿐 아니라 정권 재창출의 동력을 키우려면 문 대통령의 복심이자 창업 공신인 양 전 원장을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기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국민의정부 이후 정권의 숙원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조차 못 하는 상황에서 과감하게 검찰 개혁 과제를 밀어붙일 수 있는 ‘실세 실장’이 필요하다는 논리입니다. 청와대도 차기 비서실장 인선을 두고 고민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청와대 사정에 밝은 다른 민주당 의원은 “노영민 실장이 당장 그만두기 어려워 내년 초쯤 교체될 것으로 들었다”면서 “개각이 선행돼야 하는 문제도 있지만, 후임자 고르기가 쉽지 않다는 게 현실적 이유”라고 전했습니다.

당대표는 커녕 국회의원 배지 한번도 안달아본 '실력자'
‘실세’ ‘실력자’ 라는 그의 별칭은 대통령 비서실장 기용설과 별개로 개인 행보로도 증명되고 있습니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은 양 전 원장이 최근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균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여권 주요 대선 주자들을 잇따라 만나 정국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에 치러질 차기 대선(3월 9일)·지방선거(6월 1일) 등 주요 정치 일정을 앞두고 민주당 잠룡들을 잇따라 만나 ‘원팀’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대선 후보도 아니었고, 당 대표는 물론 아직 국회의원 배지를 단 한 번도 달아보지 못한 정당 산하 연구원장 출신이 이들 유력 대선주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습니다. ‘양정철’ 이름만 들으면 각 언론사마다 관심을 갖고 기사를 한 줄이라도 쓰겠다고 의욕을 부리는 것 조차 신기한 현상입니다.



그럼 그의 복귀를 민주당은 진심으로 바라고 있을까요. 양 전 원장을 보는 당 안팎의 시각은 복잡합니다. ‘잊혀질 권리까지 선언’했던 그를 다시 왜 불러들이냐는 목소리도 존재합니다. 그 배경은 그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내면서 언론·야당과 지나친 전선을 형성해 정권 자체에 부담을 줬다는 겁니다. “조선·동아는 저주의 굿판을 당장 걷어치워라”(2004년 7월9일) “톱거리가 없으면 차라리 백지를 내라”(2006년 5월18일) “효자동 강아지가 청와대를 보고 짖기만 해도 정권 흔들기에 악용하는 심보가 작용한 것”(2006년 8월17일) “솔직히 어이가 없다. 선거를 앞두고 내놓은 대단원의 ‘욕 사전’처럼 보인다”(2007년 2월21일) “나는 (언론말살의) 간신이 아니라 (언론개혁의) 사육신”(2007년 5월31일) 홍보기획비서관 시절 발언들은 지금 들어봐도 상당히 ‘센’게 사실입니다. 최근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4·15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가진 민주당 의원들과 가진 만찬 자리에서 청와대 출신 총선 출마 희망자가 너무 많은 것을 우려하며 “벼슬을 했으면 헌신을 해야지 특혜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누구도 하지 못할 쓴소리를 했습니다. 인재영입 및 총선 전략과 정책 개발로 총선 압승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도 사실이니 양 전 원장을 바라보는 민주당의 입장이 미묘할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싸움꾼 '센말'보다 충신 '옳은말' 필요한 시기
대통령 최측근인데다 ‘센 발언’을 해왔고 여전히 정치적 ‘광폭’행보를 하는 양 전 원장에 대해 언론으로서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고위공직자도 아닌데 ‘어항속 금붕어’처럼 관찰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그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누가 뭐라 해도 노무현·문재인 대통령 두 분 대통령의 최 측근으로서 ‘충신’이기도 했지만 그 만큼 ‘싸움꾼’ 이 분명합니다. 앞으로도 언론은 그를 계속 추적하고 자극할 겁니다. 그래서 실제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기용되거나 내년과 후년 선거에 직접 관여할 경우 정권에 부담을 주는 싸움꾼의 ‘센말’보다 충신의 ‘옳은 말’이 정말 필요합니다.





그가 2018년 내놓은 《세상을 바꾸는 언어-민주주의로 가는 말과 글의 힘》이라는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디테일에 있다. 우리 생활 속 작은 일, 작은 생각, 작은 언어부터 바꿔야 한다. 배려·존중·공존·평등 같은 민주주의적 가치는 배려의 언어, 존중의 언어, 공존의 언어, 평등의 언어를 쓰는 일에서 시작한다. 배려·존중·공존·평등의 언어로 생활 속 민주화를 이루는 것이 민주주의 완성 단계일 것이다” 양 전 원장이 무엇을 하든 자신의 기록한 글에 근거해서 움직이길 바랍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여쏙야쏙’은 여당과 야당 ‘속’ 사정을 ‘쏙쏙’ 알기 쉽게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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