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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내칼럼
[만파식적] 창어




달의 여신 창어(嫦娥)는 남편 허우이와 함께 본래 천신이었으나 인간계로 쫓겨난 뒤 다시 신이 되기를 갈망한다. 허우이는 갖은 고생 끝에 불사약을 구해온다. 둘이 나눠 먹으면 불로장생, 혼자 먹으면 신선이 된다는 불사약이다. 창어는 남편이 잠들기만 기다린다. 혼자 불사약을 꿀꺽 삼킨 창어는 달로 향하고 남편 허우이는 그 모습을 망연자실 바라본다. 2,100여 년 전 한 무제 때 회남왕 유안이 쓴 ‘회남자’가 전하는 신화다.

창어는 2003년 중국국가항천국(CNSA)에 의해 발표된 중국의 달 탐사 프로그램 ‘창어프로젝트(嫦娥工程)’로 거듭난다. 그로부터 4년 뒤인 2007년 8월 창어 1호가 달의 궤도를 돌면서 달 전체의 3D 지도를 만드는 임무를 완수했고 창어 2호는 2010년 10월 달에 가서 3D 지도의 해상도를 높였다.



창어를 신화에서 불러낸 중국은 달에 산다는 위투(玉兎·옥토끼)와 견우직녀 설화에 나오는 췌차오(鵲橋·오작교)까지 달 탐사 프로젝트에 동원했다. 로버(탐사로봇) 위투는 달 착륙 임무 수행을 위해 2013년 12월 발사된 창어 3호에 실려 가 석 달 동안 달 표면에서 지질학적 연구를 진행했다. 췌차오 위성은 2018년 12월 달로 쏘아진 창어 4호가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할 수 있게 한 주역이었다. 달 뒷면은 지구에서 보이지 않고 전파가 가려져 난점이 있었는데 통신 중계 위성인 췌차오를 띄워 문제를 해결했다.

신화 속 창어의 남편 허우이는 자신을 속이고 달아난 아내를 바라만 봤다. 허우이는 태양을 쏴 떨어뜨릴 만큼 괴력의 명궁수였는데도 말이다. 중국이 24일 발사한 창어 5호가 달 표면 400㎞ 상공에 다다랐다. 달에 착륙해 채취 물질 2㎏가량을 싣고 돌아올 계획이다. 이런 식의 ‘샘플 리턴 미션’은 1976년 소련의 루나 24호 이후 처음이다. 미국은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는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라는 제2의 달 착륙 계획을 내놓았다. 내년 달 궤도 무인 비행과 2024년까지 최초의 여성 우주인 달 착륙 등이 주요 목표다.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와 창어 사이에도 미중 격돌의 불꽃이 튀고 있다. /문성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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