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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스타영화
[인터뷰]'콜' 전종서 "극장 개봉 아닌 넷플릭스 공개? 짜릿했죠"
/사진=넷플릭스




“모든 장면을 촬영할 때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임하진 않았어요. 감독님이나 스태프분들이 제가 자유롭게 놀 수 있게 놀이터를 만들어주시면 상황에 맞게 연기를 한 것 뿐이에요.”

배우 전종서의 기세가 심상찮다. 지난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콜’에서 전종서는 압도적인 존재감과 강렬한 광기로 본인의 진가를 증명해냈다. 데뷔작 ‘버닝’ 이후 두 번째로 대중과 만나는 작품이지만, 그에게 배우로서의 소신, 자신감, 확신은 그 어느 베테랑 배우보다 가득차 보였다.

그가 출연한 ‘콜’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된 서로 다른 시간대의 두 여자가 서로의 운명을 바꿔주면서 시작되는 광기 어린 집착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현재의 시간을 살고있는 서연과 20년 전의 영숙은 전화를 통해 유대감을 쌓은 뒤 서로의 인생을 바꿀 금기의 선택을 하게 된다. 서연은 과거에 일어났던 사고로부터 아버지를 구하지만 영숙은 현재의 서연을 통해 자신의 끔찍한 미래를 알게 된다. 자신의 미래를 알게 된 영숙은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서연을 표적으로 광기를 발산, 과거의 변화가 현재의 사건을 바꾸면서 벌어지는 두 인물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는 극한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영화에서 전종서는 독보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며 여성 빌런 캐릭터를 완성했다. 과거를 바꾸고자 하는 서연(박신혜)과 대립하는 영숙으로 분해 본인의 미래를 알고 무섭게 돌변한다. 1999년, 서태지를 좋아하는 순수한 소녀의 모습부터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모습까지 예측할 수 없는 영숙의 양면성을 완벽히 소화해냈다는 평가다.

30일 오후 화상인터뷰를 통해 만난 전종서는 “아예 독보적인 영숙 캐릭터를 홀로 세워보고 싶다는 것에 대한 도전의식이 강했다. 나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그동안 없었던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며 ‘콜’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영숙 캐릭터에 대한 도전 의식이 강했고, 현재 20대로서 지금이 영숙을 표현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했다. 또 영화를 연출한 이충현 감독에 대한 존경심도 ‘콜’에 출연하게 된 결정적 이유였다.

“20대 여자로서 할 수 있는 영화와 캐릭터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 시기에 영숙을 연기하지 않으면 다시는 이런 기회가 없을 것 같았거든요. 영숙은 20대의 제가 갖고 살아가는 열정, 에너지, 온도와 비례한다고 생각했어요. 영숙 캐릭터는 제가 충분히 쏟아부어도 괜찮은, 넓이와 깊이를 가졌어요. 제 모습과 캐릭터가 합쳐져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버닝’ 이후 두 번째 영화인데, ‘콜’로 장편 첫 연출을 맡은 이충현 감독님과 호흡을 맞추는 데 있어서 처음에는 설렘 반, 떨림 반의 감정을 느꼈어요. 현장에서 저에게 디렉팅을 주는 방식이라던지 모든 스태프들을 인솔하는, 촬영을 이끌어나가는 모습들에 있어서 불편함이 전혀 없었어요. 영숙이라는 캐릭터가 매 순간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했어요. 워낙 예민한 성격이라 촬영에 방해를 받을 수 있는 불필요한 요소를 이충현 감독님이 미리 다 제거해주셨죠. 자유롭게 연기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모든 환경을 조성해주셨어요. 많은 디렉팅을 주지 않고 자유롭게 놀 수 있게 놀이터만 제공해주시는 게 최고의 결과를 뽑아낼 수 있는 거라고 판단을 하셨던 거죠.”

/사진=넷플릭스


영숙은 단순하게 보면 연쇄 살인마,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로 보일 수 있다. 전종서는 영숙을 단편적인 악역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인간적인 면모에 집중,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려 노력했다. 또 다른 캐릭터들과는 완전한 차별성을 두기 위해 일부러 다른 작품과 캐릭터를 참고하지도 않았다.

“단순한 악역으로 보이고 싶지는 않았어요. 제가 연기하는 인물이 관객들에게 납득돼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아무리 반사회적인 캐릭터라 할지라도 행동의 이유가 충분하다면 보시는 분들이 반감보다는 충격, 놀라움, 신선함을 가져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캐릭터가 가진 무서운 면을 아예 반대로 접근했어요. 어린 아이같은 순수함이나 천진난만함, 말썽꾸러기 같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모든 게 장난인 것 같은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죠.”



영숙은 인정사정 없는 살인 행위를 저지르고 난 뒤 천연덕스럽게 딸기를 베어 물며 경찰에게는 시치미를 뗀다. 또 얼굴과 몸에 피를 칠갑하고 광기를 내뿜으며 날뛴다. 여기에 전종서는 20대 영숙과 40대 영숙을 동시에 표현해야 했다. 그럼에도 그는 연기를 할 때 계산을 하지 않고, 자기가 습득하고 체감한 영숙을 상황에 오롯이 맡겨 그려냈다.

“모든 장면을 촬영할 때 여기서 연기를 어떻게 해야겠다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임하진 않았어요. 상황이 어떠한지만 인지를 하고, 거기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했었던 것 같아요. 피를 칠갑한 장면에서도 ‘나는 얼굴이 피떡이 돼 있고, 저 사람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에만 몰두를 했었죠. 최대한 목적 달성에만 집중을 했고, 단순하게 생각을 했어야 하는 캐릭터였죠.”

“20대 영숙은 제가 20대라서 이해를 잘 할 수 있었는데, 40대 영숙은 제가 40대에 대해 몰라 고민이 많기도 했어요. 그래도 확실한 건 억척스럽게 40대를 만들어내지 말자고 생각했죠. 20년 뒤의 그녀의 의상과 분장을 미루어보아 40대의 모습이 어렴풋이 상상이 됐죠. 무게감을 주고 싶어 목소리 톤을 바꿔서 연기를 했습니다.”

/사진=넷플릭스


당초 ‘콜’은 극장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날짜를 고심하다가 지난 27일 오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다. 전종서는 영화가 넷플릭스로 공개된 것과 관련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화 뿐만 아니라 많은 콘텐츠를 담고 있는 넷플릭스를 사랑해요. 일종의 문화창고잖아요. 넷플릭스에 있는 영상을 다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달고 살거든요.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가 하나로 될 수 있다고도 생각해요. 또 넷플릭스만이 가진 넷플릭스스러운 영상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콜’의 색깔과 맛이 넷플릭스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같은 시기에 많은 분들이 언제 어디서나 ‘콜’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반가움이 컸어요. 저에게는 짜릿한 소식이었던 것 같아요.”

‘콜’ 이후 전종서를 어떤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을까. 그는 지난해 미국에서 애나 릴리 아미푸르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 ‘모나리자와 블러드문’ 촬영을 마치고 귀국했다. 국내에도 친숙한 배우 케이트 허드슨을 비롯해 크레이그 로빈슨, 에드 스크레인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출연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이 미뤄지고 있지만 “조만간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버닝’, ‘콜’도 그랬듯이 좋은 의미의 ‘미친 영화’를 해보고 싶어요. 눈치 안보고 만드는 그런 영화요. 영화를 만드는 분들이나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안전궤도에 있는 캐릭터가 아닌, 상대방을 흔들거나 충격과 신선함을 안겨줄 수 있는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어요. 제일 해보고 싶은 건 외국에 한국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영화에 출연하는 거예요. 한국이 어떤 매력과 문화가 있고,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공유할 수 있는 영화에 참여를 해서 세계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꿈도 있어요.”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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