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여당 단독으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과 공무원재해보상법 등 50여 개의 법안을 처리했다. 앞서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 배제 결정에 대한 현안 질의가 두 차례나 무산된 만큼 여당의 일방적인 전체 회의 개회에 응하지 않겠다며 불참을 선언했다.
여당 법사위원들은 이날 전체 회의를 통해 고위 공직자의 주식 관련 이해 충돌 방지를 강화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과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은 순직 공무원 유족에게 유족연금 지급을 제한하는 ‘공무원재해보상법 개정안’ 등 51개의 법안을 처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총장에 대한 현안 질의가 무산된데다 윤호중 법사위원장의 야당 간사에 대한 사보임 언급, 보좌진에 대한 폄훼를 이유로 내세우며 전체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김도읍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회의 불참 배경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는데 주말 동안 위원장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에도 회의 안건과 일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위원장의 공개 사과 없이는 앞으로 여당의 입맛에 따라 법사위를 선택적으로 운영하는 데 끌려다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윤 법사위원장이 지난 26일 야당 간사의 사보임을 언급하고 그의 보좌진을 폄훼하는 발언을 한 혐의로 국회 윤리위원회에 관련 징계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 일동은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역공에 나섰다. 이들은 여당 법사위원들을 향해 “현역 판사, 판사 출신 변호사들에게 ‘집단행동’을 주문하는 것이 여당이 주장해온 검찰 개혁인지 소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6일 한 여당 법사위원이 법사위 행정실에서 누군가와 통화하면서 ‘현역 판사들이 움직여줘야 한다. (현역 판사들이 어렵다면) 판사 출신 변호사들이라도 들고 일어나줘야 한다. 섭외 좀 해달라’며 여론전을 준비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대검찰청 수사정보담당관실에 대한 압수 수색을 두고 ‘법무부 사전 교감’ ‘위법·부당한 압수 수색’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법사위원들은 “법무부와 대검찰청 감찰본부에 압수수색영장에 적시된 압수 물품 목록과 실제 압수한 물품 목록, 압수 수색 과정에서 대검 감찰부장의 총장 직무 대행 보고 및 결재 여부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다”며 “하지만 사흘째 답변이 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답변을 주지 않으면 윤 총장을 찍어 내기 위한 ‘무리수·헛발질·위법 압수 수색’을 자인하는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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