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사랑의 온도탑’ 100도 달성에 실패한 울산공동모금회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영향으로 1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실시하는 ‘희망 2021 나눔캠페인’의 모금액 목표를 52억5,000만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모금 목표액 70억원 보다 25%가량 낮은 수준이다. 모금 기간을 줄이고, 연중 캠페인으로 바꾸면서 목표액도 줄였지만 100도 달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울산시의 희망나눔캠페인 모금액은 63억7,796만원으로, 목표액에 미달됐다. 울산에서 사랑의 온도가 100도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4년부터 모금 캠페인을 벌인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었다. 지난해 모금액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법인이 41억9,749만원, 개인과 기타가 각각 12억1,202만원과 9억6,843만원이었다. 개인과 기타에서 모금한 금액은 전년도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법인 모금이 7억원 이상 줄어들면서 100도 달성에 실패했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이 주력 업종인 울산은 지난해 조선업 침체 장기화와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화학업계 영업이익 감소 등으로 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지난해보다 더 힘든 시기를 겪고 있어 목표액 달성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울산 상공계 관계자는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하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힘든 상황”이라며 “어려운 기업 사정을 뻔히 아는데 이를 독려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중앙회도 올해 희망나눔캠페인 목표액을 지난해 4,257억원에서 3,5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지역이 목표액을 393억원으로 정했으며 부산 92만4,000만원, 인천 67억2,000만원, 대구 84억9,000만원, 대전 51억2,000만원, 광주 42억1,000만원, 울산 52억5,000만원 등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82% 수준으로 낮췄다. 모금회 측은 “올해는 코로나19 특별모금 1,084억원, 호우피해 특별모금 103억원 등 연중 특별모금이 활발히 진행됐던 만큼 국민들의 부담감을 덜어주자는 취지”라며 “캠페인 기간이 줄어든 것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모금 방식을 다양화하는 시도도 있다. 창립 이래 최초로 올해 성금 목표액을 전년대비 20%가량 낮춘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을 고려해 비대면 모금 활동을 강화한다. 각종 페이 등 간편결제 방식이나 QR코드를 통한 기부 방식도 도입한다. 지역화폐 ‘온통대전’ 모바일 앱의 ‘온정나눔’을 통한 기부도 가능하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정태희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식당을 폐업하거나 인원감축으로 인한 실업, 사회복지 서비스 중단·감소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다”며 “소액이라도 기부에 동참하면 나누고 베푸는 보람과 함께 기부금 세액공제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한편 최근 신규 확진자가 400~500명을 오르내리면서 연말연시를 맞아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봉사 열기도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울산지역 한 복지관에 따르면 올해 전달되는 김장김치의 양이 크게 줄어 들었다. 매년 지역 기업 등은 김장철이 되면 재료를 직접 구입해 봉사자들과 함께 김치를 담그는 방식으로 취약계층에 김치를 전달했지만 올해는 대면 봉사가 마땅치 않고 대규모 인원이 모여 봉사할 여건이 되지 않아 대부분의 기업이 완제품을 구입해 전달하는 비대면 시스템으로 바꿨다. 예년에 비해 예산을 줄이지 않았더라도 방식이 바뀌다 보니 전달되는 김치의 양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비영리사회복지단체인 부산연탄은행은 겨울을 앞둔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되는 연탄이 급감해 취약계층의 겨울나기를 걱정하고 있다. 매년 연탄후원과 자원봉사를 토대로 부산지역 연탄 가구에 후원해 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접촉을 해야 하는 연탄 나눔 행사가 예년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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