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고객 관리를 돕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에 인수했다. 지난 5월 출범시킨 온라인 쇼핑 서비스 ‘페이스북 숍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기업은 물론 리시몽과 커링 등 굵직한 명품 회사들을 움직이게 할 만큼 온라인 쇼핑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1월 30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는 페이스북이 스타트업 ‘커스터머(Kustomer)’를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인수 대금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커스터머의 시장가치를 고려하면 약 1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8년 전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을 같은 가격에 인수한 바 있다.
커스터머는 온라인에서 고객을 상대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한 화면에 구현하고 고객 문의에 자동으로 응답하는 ‘챗봇’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으로 2015년에 설립됐다. 고객 관계 관리(CRM) 분야에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유명 투자회사 코아추 매니지먼트와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 등으로부터 7억 1,000만 달러를 투자받기도 했다.
이번 인수의 목적은 전자 상거래 분야에서의 경쟁력 강화다. 페이스북 숍스 입점 고객에게 커스터머의 편리한 고객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온라인 쇼핑 분야를 더욱 키울 계획이다. 페이스북은 중소기업들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활용해 자사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페이스북 숍스를 5월 출범시킨 바 있다. 아울러 편리한 서비스로 입점 기업을 유치하고 이들이 페이스북 광고를 확대하게 되면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새로운 광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광고는 페이스북 전체 매출의 99% 가까이를 차지하는 주요 수익원이다.
온라인 쇼핑 강화에 발 벗고 나서는 기업은 페이스북뿐이 아니다. 명품 보석과 시계 브랜드 카르티에와 파텍 필립 등을 소유한 리시몽그룹은 최근 중국 알리바바와 함께 명품 온라인 거래 플랫폼인 파페치에 11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구찌를 소유한 커링은 이미 보유 중인 파페치 지분을 5,000만 달러 더 늘리기로 했다. 파페치는 온라인으로 각종 명품을 세계 190개 국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쇼핑 플랫폼이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알리바바 등 외부 업체와 손잡고 온라인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개별 명품 브랜드가 아마존을 상대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과 손잡고 몸집을 불리는 전술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명품 거래 분야에 아마존이 진출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베인앤드컴퍼니는 올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가 580억 달러에 달해 지난해보다 4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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