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약을 받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고척아이파크’에서 최고 55.2대1의 높은 경쟁률이 나왔다. ‘전세 대란’ 속 한동안 천대받던 ‘공공지원 민간임대’ 청약까지 불타오른 것이다.
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날까지 임차인 청약을 받은 서울 구로구 ‘고척아이파크’의 일반전형 경쟁률은 평균 3.9대1에 달했다. 해당 단지는 주상복합과 일반 아파트로 나눠 청약을 받았는데 각각 3.3대1, 5.1대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최고 경쟁률은 주상복합의 전용 79㎡I에서 나왔다. 6가구 모집에 90명이 청약, 1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별공급에서는 청년 전형의 인기가 매우 높았다. 주상복합에서 19.9대1, 일반 아파트에서 33.9대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접수 인원도 특별공급 대상인 청년·신혼부부·고령자 중에 가장 많았다. 주상복합과 일반아파트에 각각 1,192명, 1,018명이 접수, 총 2,210명의 청년이 임차인 모집에 신청했다. 최고 경쟁률은 55.2대1로 일반 아파트 전용 79㎡A 타입에서 나왔다. 11가구 모집에 607명이 지원했다.
공급물량은 신혼부부 전형이 가장 많았지만 인기는 비교적 시들했다. 특히 주상복합 전용 69㎡C 타입의 경우 29가구 모집에 14명만이 청약을 접수해 15가구가 미달이 났다. 경쟁률도 주상복합, 일반 아파트 각각 3.6대1, 7.2대1로 여타 특별전형 대비 낮았다.
원래 민간임대주택은 세입자들의 선호도가 낮았다. 월세로 비용이 꾸준히 지출되는 점이 세입자들에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전세 대란으로 전세 매물이 급감하고 전셋값이 급등하자 민간임대 물량까지 눈을 돌린 것이다. 이런 와중 ‘전세의 월세화’ 현상으로 아파트 월세 계약이 흔해진 점도 민간임대가 인기를 얻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서울 내 공급된 신축 아파트라는 점도 한몫했다. 새 아파트 공급이 뚝 끊긴 가운데 그나마 입주 물량 또한 각종 규제로 집주인들이 들어와 사는 경우가 늘어 신축 임대차 물량은 줄어드는 상황이다.
최근 전·월세 가격이 급등, 인근 시세 대비 저렴하게 임대료가 책정된 점도 인기 이유 중 하나다. ‘고척아이파크’ 임대료는 전용 79㎡ 기준 보증금 2억4,800만원에 월세 54만~59만원 수준이다. 이는 인근 구축 단지들 시세와 비슷하거나 저렴한 값이다. 실제로 인근에 위치한 ‘삼환로즈빌’ 전용 59.9㎡는 지난달 보증금 2억5,000만원, 월세 50만원에 계약됐다. 해당 단지는 2004년 입주한 구축 단지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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