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비용 절감에 나서지 않으면 주가가 곤두박질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일(현지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테슬라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만약 투자자들이 (테슬라가) 수익을 내지 못하리라는 결론을 내리면 주가는 대형 망치 아래 놓인 수플레(달걀과 밀가루 등으로 만든 푹신한 빵)처럼 박살 날 것”이라며 “5달러를 절약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좋겠지만 50센트 또는 20센트라도 아낄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부품 비용을 절약하거나 공정을 개선하고 설계를 단순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의 실제 수익성이 지난해 1%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낮다고 했는데 이는 테슬라의 매출에서 상당 부분을 탄소 크레디트 거래가 차지한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 등 13개 주는 친환경 자동차 생산량에 따라 자동차 제조 업체에 크레디트를 부여하는데 자동차 업체가 연말까지 충분한 크레디트를 확보하지 못하면 불이익을 가한다. 친환경 차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전기차만 생산해 크레디트를 충분히 확보한 테슬라는 다른 자동차 업체에 이를 판매한다. 올 3·4분기 테슬라가 이 거래로 벌어들인 돈은 전체 매출의 5%인 3억 9,700만 달러(약 4,370억 원)에 달한다. 3·4분기 실적 발표 당시 AP통신은 이 점을 언급하며 “전기차 크레디트 판매분이 없었다면 테슬라는 손해를 봤을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가 테슬라 직원들에게 비용 절감을 주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자동차 전문 매체 일렉트릭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급여와 부품 비용, 출장비, 임대료 등 모든 지출 항목을 점검하는 비용 절감 프로젝트를 전사적으로 시행했다.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판매가 부진해지자 일부 직원의 급여를 일시 삭감하고 임시직 일자리를 줄이는 한편 저성과자의 일부를 해고하기도 했다.
한편 민간 우주 업체 스페이스X의 CEO이기도 한 머스크는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악셀 슈프링어 어워드’에서 상을 받고 “오는 2026년까지 인간을 화성에 착륙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 2년 안에 무인 우주선을 화성에 보내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머스크 CEO는 대형 우주선 ‘스타십’을 만들어 2050년까지 100만 명을 화성에 이주시키겠다는 야심을 내비친 바 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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