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이 기술을 출자한 다섯번째 연구소기업이 탄생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일 대전 본원에서 라비와 연구소기업 설립 약정서 체결식을 갖고 기술출자계약을 맺었다고 3일 밝혔다. 연자력연구원이 기술을, 한국과학기술지주는 현금을 라비에 출자했다. 3자 간 연구소기업 설립·운영에 관한 약정도 동시에 체결했다.
원자력연구원은 라비에 ‘조직수복용 조성물 및 재료 제조 방법’ 등의 기술을 출자했다. 흔히 의료용 필러로 알려진 조직수복용 조성물은 히알루론산 필러가 일반적이다.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기술은 폴리글루탄산염으로, 제조한 조성물에 전자선을 조사해 폴리감마글루탐산 필러를 제조하는 기술이다. 기존 히알루론산 필러와 달리 독성 화학물질인 가교제를 쓰지 않고 전자선을 조사해 만들어 안전하고 유지력은 뛰어나다. 또 경쟁 제품에 비해 제조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소기업으로 전환되는 라비는 원자력연구원의 김동호 책임연구원이 개발한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기 위해 설립한 연구원 창업기업이다. 지난 9월 연구원 창업 협약을 맺고 정읍의 첨단방사선연구소 방사선융합기술(RFT) 실용화연구동에 입주했다. 기술을 개발한 발명자가 직접 연구원 창업기업 형태로 사업화하고 현금 투자 유치와 병행해 연구소기업으로 전환하는 안정적 기술사업화 모델이다.
연구소기업은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공공연구기관이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전국 5개 특구 내에 설립하는 기업이다. 이번에 현금을 투자한 한국과학기술지주는 연구성과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17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자본금을 모아 출자한 공동기술지주회사다.
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006년 국내 제1호 연구소기업 콜마비앤에이치를 시작으로 서울프로폴리스, 듀켐바이오연구소, 아큐스캔 등의 연구소기업을 잇따라 출범시킨 바 있다. 박원석 원자력연구원장은 “라비가 제2의 콜마비앤에이치가 되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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