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종교활동이 움추려들면서 연말 종교계에서 추진해온 나눔활동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으로 종교계가 소외계층을 위해 진해해온 김장 나눔 행사가 축소되거나 중단됐다.
4일 종교계에 따르면 김장 나눔 행사가 올해는 대폭 축소될 예정이다.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격상되면서 종교 단체의 모임과 행사가 엄격히 제한되고 기업들의 후원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개신교 최대 연합 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은 지난 3일 정기총회와 함께 열리는 ‘이웃사랑 김장김치 나눔’ 행사를 대폭 축소해 진행했다. 한교총은 매년 서울 광화문 기독교대한감리회본부 앞에서 봉사자 등 신자들이 모여 대규모 김장 담그기 행사를 열어왔지만 올해는 행사를 취소하고, 업체에 위탁해 취약 계층에 김치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한교총 관계자는 “김장 나누기 행사는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에 동참해달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큰데 행사 자체를 할 수 없다 보니 기업체 후원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지역 교회와 각 교단에 나눔에 동참해달라는 호소문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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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는 올해 ‘자비의 김장 김치 나눔’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매년 연말이면 경내에 대규모 인원이 모여 김치를 담가왔지만 올해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행사를 열 수 없게 됐다. 불교 시민 모임인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도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0년간 이어온 ‘김장 김치 담그기 행사’를 취소했다. 연말이면 신도 등 봉사자들과 함께 김장을 하고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해왔는데 봉사자들이 모이기 어려운 올해는 김치를 구입해 소외 계층에 전달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좋은 뜻으로 김장 행사를 열었다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사회적 비판을 받을 소지가 커 행사를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수차례 법회가 중단되면서 종교계가 어려움을 겪는 것도 나눔 활동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주교 역시 교구나 본당 차원의 김장 나눔 행사 자체를 중단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서울대교구 산하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매년 ‘김장·쌀 나눔 행사’를 진행해왔지만 올해는 후원이 끊기면서 김치 나눔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각 지구에서 자율적으로 나눔 활동을 추진하도록 맡겼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행사 자체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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