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존 랫클리프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중국의 ‘슈퍼 솔저’ 인체실험 의혹을 제기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중국은 넘버원 국가안보 위협’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의 정보로는 중국이 생물학적으로 강화된 능력을 갖춘 병사를 개발하기를 바라면서 인민해방군 병사들을 대상으로 인체 실험까지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나 구체적인 설명은 덧붙이지 않았다.
랫클리프 국장은 “중국은 세계 최강 군사강국을 건설하려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공격적인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해 민감한 미국의 국방 기술도 훔쳤다”며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중국은 오늘날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 민주주의와 자유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중국을 겨냥해 맹공을 퍼부었다.
랫클리프 국장은 “베이징이 경제적, 군사적, 기술적으로 미국과 지구촌의 나머지 나라들 위에 군림하려는 것이 명백하다”며 중국의 ‘경제 스파이’ 전략을 “훔치고, 복제하고, 대체하기”라고 정의했다.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을 훔쳐 기술을 복제한 뒤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기업을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에 대한 의혹 제기도 이어졌다. 랫클리프 국장은 “중국 정보기관들은 화웨이 같은 자국 기술기업의 소프트웨어와 장비에 취약점을 만들어놓는 등 해로운 행동을 하고 있다”며 “5G 이동통신 시장을 지배하려는 중국의 노력은 베이징 당국의 정보 수집과 전세계 프라이버시 위협 기회만 늘려줄 뿐”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이 “수십명의 미 의회 의원과 보좌관들을 겨냥한 대규모 ‘영향력 작전’을 펼쳤다”는 주장도 내놨다. 예를 들어 중국 소유 기업의 미국 공장이 수천명의 미국인을 고용한 뒤 노조위원장에게 ‘지역 의원이 베이징의 이해와 충돌하는 법안에 강경한 입장이니 설득해달라’고 부탁하면, 노조위원장이 해당 의원의 재선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압박해 법안에 관한 입장을 바꾸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랫클리프 국장은 설명했다. 그는 “우리 정보로는 중국이 이런 식의 영향력 작전을 정기적으로 지시했다”며 “러시아보다 6배, 이란보다 12배 더 자주 우리 의원들을 타깃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다른 나라들도 자기자신을 위해 이게 사실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세계는 결코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이념 사이의 선택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 지도자들은 이런 위협을 파악하고 대응 조치를 취하기 위해 당파를 초월해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것은 한 세대의 도전 과제라며 ”이번 세대는 세계를 자기 생각대로 재편하고 지배적인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을 대체하려는 중국의 노력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로 평가될 것“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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