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국민적 질타를 받아온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교체하는 등 4개 부처에 대한 중폭 개각을 단행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둘러싼 극한의 갈등으로 지지율이 급속히 하락하자 정국 돌파를 위해 결국 개각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는 10일 윤 총장 징계를 앞두고 대척점에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유임시켰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토부 장관에 변창흠(55)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행정안전부 장관에 전해철(58)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에 권덕철(59)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 여성가족부 장관에 정영애(65) 한국여성재단 이사를 각각 내정했다고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연내 개각은 예고된 바이나 김 장관을 전격 교체한 것은 뒤숭숭한 여론을 달래기 위한 국면 전환용으로 분석된다. 김 장관은 문 대통령의 민주당(옛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까지 맡았던 최측근으로 통한다. 청와대는 다만 “경질성 인사는 아니다”라면서 정책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임 국토부 장관에 내정된 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설계자로 알려진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인연이 깊다. 도시 재생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변 후보자를 발탁한 것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하라는 문 대통령의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변 후보자 역시 규제와 세금으로 투기 수요를 잡아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어 부동산 정책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선거를 관리할 행안부 장관에는 ‘친문 핵심’인 전 후보자가 발탁됐다. 전 후보자는 참여정부의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고 이호철 전 민정수석,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과 함께 문 대통령의 ‘3철’로 불리기도 한다. 아울러 신임 복지부 장관으로 발탁된 권 후보자는 정통 관료 출신으로 복지부 기획조정실장·차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부처 내부의 신망이 높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고 있지만 장관 교체로 인한 혼선이나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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