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검사징계법 헌법소원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 이종근 대검찰청 형사부장(검사장급)이 들어가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부장은 이 차관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적은 있지만 단체방에 들어간 적은 없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해당 인물은 이 형사부장의 부인인 박은정 감찰담당관이라고 해명했다.
4일 국회기자단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이 차관이 들어가 있는 한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헌법소원과 관련한 기사가 올라온 뒤 ‘조두현’이 “이 초식은 뭐죠? 징계위원회에 영향이 있나요”라고 물어봤다. 그러자 이 차관은 “윤(윤 총장) 악수인 것 같은데, 대체로 이것은 실체에 자신이 없는 쪽이 선택하는 방안인데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종근2’라는 대화명의 사람이 “네 차관님”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이 차관은 “효력정지가 나올 턱이 없고, 이것이 위헌이라면 그동안 징계받은 사람들 어떻게 하라고. 일단 법관징계법과 비교만 해보세요”라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대화방의 ‘조두현’은 조두현 법무부 정책보좌관, ‘이종근2’는 이 부장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만약 ‘이종근2’가 이 부장이 맞다면 총장의 대검 참모진이 법무부 사람들의 총장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게 된다.
이 부장은 본지 통화에서 “‘이용구 차관 악수’인가 기사가 나와서 봤더니 ‘네 차관님’ 한 게 있더라”며 “저는 위의 기사 대화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이 차관과) 같이 방에 들어가 있는 게 일단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 차관과 문자를 주고받은 적은 있다고 했다. 이 부장은 “제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부단장을 할 때 이용구 차관이 법무실장이셨는데 이번에 법무부 차관으로 오신다고 해서 인사를 전화 드렸다”며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문자메시지가 오셔서 ‘네 차관님’하고 쓴 적은 있다”고 했다. 이어 “저 방은 제가 알지도 못하고, (윤 총장이) 위헌청구소송을 했는지도 알지도 못한다”고 했다.
이 차관은 본지의 질의에 “이종근(이 부장)이 아니라 이종근2로 입력된 박은정 감찰담당관”이라며 “오해 말라”고 답했다. 법무부도 기자단에 “차관의 핸드폰에 저장된 ‘이종근2’는 법무부 감찰담당관임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이 부장과 박 담당관은 부부 검사다. 박 담당관은 윤 총장에 대한 감찰 조사, 징계 청구를 전담해서 진행한 바 있다.
박 담당관은 해당 단체방 대화가 사진 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된 이후 텔레그램에 새로 가입하기도 했다. 본지 확인 결과 박 담당관은 이날 오후 2시57분 텔레그램에 가입했다. 이는 앞서 단체방 대화가 이루어진 오후2시께가 지난 다음이다. 다만 해당 단체방 대화 사진이 처음 온라인 포털사이트에 노출된 오후 3시24분 보다는 이른 시간이다.
한편 윤 총장 측은 이날 법무부 장관 주도로 검사징계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한 검사징계법이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위헌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징계위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함께 냈다./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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