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이어 미국도 이달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 승인을 허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백신에 대한 기대가 한층 더 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백신으로 인한 사망자 감소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며 내년 4월까지 미국에서 약 18만 명이 추가 사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5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백신 접종이 시작되더라도 내년 4월 1일까지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53만 9,000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에는 54만 8,000명이 사망할 것으로 전망돼 백신으로 인한 사망자 감소는 9,000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까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이는 28만 7,000명을 넘어섰다.
IHME는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빠르게 백신을 접종할 경우 사망자 수가 52만 4,000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국가가 현재의 급증세를 통제하지 않을 경우 사망자 수는 77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IHME의 크리스토퍼 머리 소장은 “오는 2021년 대규모 백신 접종 확대는 우리가 정상 생활로 돌아갈 길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여전히 앞으로 몇 개월은 힘겨울 것”이라며 “우리는 최소한 백신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4월까지 자신을 보호하는 데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IHME는 마스크 착용률이 95%로 높아질 경우 내년 4월 1일까지 6만 6,000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주 정부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촉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백신이 ‘코로나 종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전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끝났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며 방역 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도 백신이 코로나19 종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백신 그 자체가 곧 코로나19 제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백신이 유일한 해결사로 꼽히는 만큼 전 세계는 백신 접종에 집중하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오는 10일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17일에는 모더나 백신의 긴급 사용 허가(EUA) 요청에 대한 회의를 연다. 앨릭스 에이저 보건복지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FDA의 승인 이후 24시간 내에 백신이 요양원과 병원 등으로 배송될 것이라며 “FDA의 승인을 받은 지 며칠 내에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스통신과 알자지라에 따르면 러시아는 5일 모스크바에 예방접종소 70곳을 설치하고 교사와 의료진 등 고위험 직군 종사자에 대한 접종을 시작했다. WHO는 국제 백신 공동 구매 프로젝트 ‘코백스(COVAX)’를 통해 내년 1·4분기까지 백신 5억 회 접종분을 전 세계에 우선 공급하고 내년 말까지 20억 회 접종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말까지 6억 회 접종분에 대해 사용 승인을 내릴 방침이다. 중국에서는 6개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3차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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