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오는 8일 한국을 방문한다. 지난 2018년부터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로, 지난해 이후로는 국무부 부장관으로 한국 외교당국과 합을 맞춰온 비건 부장관의 트럼프 행정부 일원으로서 마지막 방한이다.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관리 문제가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이지만 미 국무부는 전자에, 우리 외교부는 후자에 방점을 찍었다.
미국 국무부는 현지시각 6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 “비건 부장관이 8일~11일 서울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바건 부장관이)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동맹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안정·번영, 그리고 북한 문제에 대한 지속적이고 긴밀한 공조에 대한 공동의 약속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 2018년 9월부터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맡아왔고 2019년 8월부터는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겸임했다. 지난 2년 간 한국 정부와 직접 맞부딪히며 대북정책을 논의한 당사자인 셈이다.
비건 부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로서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는 만큼 우리 외교부 고위급 인사를 두루 만날 계획이다. 외교부는 7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9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비건 부장관과 한미 외교차관 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후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비건 부장관은 한미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통해 한반도 평화 관ㄹ 문제를 논의한다. 또 방한 마지막 날인 1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비건 부장관과 미국 대표단을 초청해 격려 만찬을 가질 계획이다. 그간 비건 부장관 등 미 측이 한미관계 발전 및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노력해 준 것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당부하기 위한 차원이다.
비건 부장관 방한의 주요 의제는 한미동맹 강화 문제와 한반도 평화 관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 9월 미국을 방문한 최 차관과 만나 한미 국장급 협의체인 ‘동맹대화’를 신설한 바 있다. 아울러 미국 의회가 현지시각 6일 국방수권법에 중국 업체의 5G 기술을 사용하는 국가에 자국 군대와 주요 군사장비 배치를 ‘재고(reconsider)’하는 내용을 담은 만큼 대중국 견제를 위한 ‘클린 네트워크’ 정책에 대한 협조도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외교부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양국간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북한의 무력 도발 억제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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