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Shinhan)과 삼성(Samsung)이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AFFY·싸피)’를 통해 디지털 인재 육성이라는 시대 흐름에 앞장서고 있다. 금융권의 빠른 디지털 전환에 따라 은행권이 디지털 인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지만 국내 재계 1위 삼성그룹과 금융권 선두인 신한은행이 새로운 방식으로 인재 채용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싸피 수료 성적 우수자를 우대한 채용 방식을 도입했다. 지난해와 올해 싸피 1·2기 졸업생 7명을 수시 전형으로 채용했으며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인력 채용에 싸피 수료생을 적극 우대할 방침이다.
싸피는 삼성그룹이 지난 2018년 8월 대규모 투자·채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청년 취업생들에게 소프트웨어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중소기업의 스마트 공장 전환을 지원하는 상생 방안으로 추진한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해 청년들의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가 필요하다며 직접 교육 현장을 찾아 교육생을 격려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4기 교육생이 7월부터 교육에 들어갔으며 지금까지 총 2,250명이 선발됐다.
신한은행은 발 빠르게 삼성이 길러낸 인재를 영입하고 나섰다. 갈수록 디지털 금융으로 전환하는 시대에 적합한 맞춤형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데다 이미 삼성으로부터 한 차례 검증됐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진옥동 행장은 지난해 취임 때부터 “디지털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시스템과 조직의 문제가 있고 인력 채용 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디지털 인재 영입 방식 다변화에 주력했다. 특히 디지털 인재 채용을 확대하며 시중은행 최초로 디지털·ICT 특성화고 대상 수시 채용에 나섰고 디지털 관련 석·박사 수시 채용도 진행 중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싸피 채용으로 신한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싸피 수료생을 대상으로 특별 전형을 실시했으며 올 상반기 수료생까지 2회에 걸쳐 수시 채용을 진행했다.
이 부회장의 인재 육성과 진 행장의 열린 채용이 더해져 디지털 인재라는 결실을 얻으면서 싸피 수료생에 대한 채용문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비전공자인데도 1년간의 교육을 거치며 디지털 관련 전공자들만큼의 업무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높은 학습 의지와 전공자 대비 다양한 환경에서 성장한 이력을 통해 디지털 그룹과 각 사업 그룹 연계 사업 추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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