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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3%룰 찔끔 수정으로 기업사냥꾼 막으라는 건가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위원 분리 선출은 유지하되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인 의결권을 3%씩 인정하기로 했다.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인 등이 보유한 지분율과 상관없이 사외 이사인 감사위원을 선출할 때 각각 3%씩만 행사할 수 있다. 규제 3법을 밀어붙이는 민주당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여당은 최대 주주 등의 의결권을 총 3%로 제한하려던 정부안보다 완화된 만큼 기업을 위해 대폭 양보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상은 세계에 유례가 없는 규제를 만들어 찔끔 수정해놓고 선심을 베푸는 양 생색을 내고 있다. 오죽하면 재계에서 ‘무늬만 완화’라는 한탄이 나오겠는가. 삼성전자의 경우 3% 룰을 개별 적용해도 최대 주주와 특수 관계인 등을 합한 국내 지분의 총의결권은 17.7%에 불과하다.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의 총의결권 27.6%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에 3% 룰 완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 법안이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상당수 기업들이 기업 사냥꾼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게 뻔하다. 경쟁사나 외국계 투기 자본이 입맛에 맞는 감사를 세워 기업의 기밀 정보를 빼가면 정상적 경영이 어렵다.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인 에드윈 퓰너 회장이 “행동주의 펀드가 공격적 시도를 할 때 기업의 방어 능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꼬집었을 정도다. 헌법학자들은 주식 수에 따라 주주권을 배분한다는 주식회사 제도의 근간을 훼손하는 과잉 입법이면서 대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측면에서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도 안간힘을 쓰면서 버티는 기업들이 3% 룰의 덫에 걸리면 옴짝달싹하지 못할 뿐 아니라 생존 자체를 위협받을 수도 있다. 보완 시늉만 할 게 아니라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최대 주주 의결권 제한 구상 자체를 접는 게 마땅하다. 반(反)시장 규제로 치닫다가 알짜 기업의 발목을 잡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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