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박세리가 바람의 세기와 지형까지 스스로 판단하는 인공지능(AI) 골퍼 ‘엘드릭’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4년 전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국에 이은 세기의 인간과 AI 명승부로 기록될 전망이다.
SBS TV는 내년 1월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에서 박세리와 엘드릭의 골프 대결을 방송한다고 9일 밝혔다. 박세리와 엘드릭은 총 3라운드 경기를 가진다. 종목은 롱드라이브, 홀인원, 퍼팅이다. 롱드라이브는 말 그대로 장타 대결이며 홀인원은 총 30회, 퍼팅은 6회의 기회를 준다.
엘드릭은 미국에서 건너온 로봇으로 스윙머신에 AI를 탑재한 형태다. 엘드릭은 평균 드라이브 거리 300야드를 넘나드는 강력한 힘과, 5m 이내 퍼팅 적중률이 60%에 이르는 정교함을 갖췄다. 인간의 어깨 회전과 손목 동작을 그대로 재현해 부드럽고 정교한 샷을 칠 수 있다.
아울러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읽어내 샷의 일관성을 스스로 판단한다. 또 골퍼 1만7,000명의 샷을 학습해 타이거 우즈의 스팅어샷은 물론, 장타 괴물 브라이슨 디샘보의 샷까지 복제할 수 있다. 이러한 스펙을 토대로 파3홀에서 5번 만에 홀인원에 성공하기도 했다.
18홀을 모두 돌기는 어렵고, 벙커에 들어가면 망가진다는 점은 약점이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US오픈 연장전 ‘맨발 샷’으로 국민을 위로했던 박세리가 오랜만에 본업으로 돌아와 엘드릭과의 대결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인류에게 희망을 안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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