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은 작가의 ‘연년세세(창비 펴냄)’가 교보문고 낭만서점이 발표한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1위를 차지했다.
9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2020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리스트는 소설가 약 100여 명에게 추천을 의뢰해 그 중 답변을 준 50명의 추천 도서를 모아 정리한 것이다. 추천 대상은 지난 해 11월부터 지난 11월까지 국내 출간된 작품이다. 작가들에게 가장 작품성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소설을 한 권에서 다섯 권까지 추천받았다.
황정은의 ‘연년세세’는 14표를 받아 1위에 올랐다. 황정은은 지난 해에도 ‘디디의 우산’으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2년 연속 동료 선후배 작가들의 압도적 지지를 확인한 것이다. ‘연년세세’는 ‘파묘(破墓)’, ‘하고 싶은 말’, ‘무명(無名)’, ‘다가오는 것들’ 등 네 편으로 구성된 연작 소설이다. 어린 시절 ‘순자’로 불렸던 1946년생 이순일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각 시절 여성들이 하고 싶었던 말을 전한다.
2위는 9표를 받은 김연수 작가의 ‘일곱 해의 마지막’이다. 작가가 8년 만에 내놓은 작품으로, 전쟁 이후 이북에서 생을 마감한 시인 백석의 마지막 시간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냈다. 머리와 가슴으로는 순수한 시를 쓰고 싶었지만 당이 요구하는 사상성 강한 시를 쓰지 않으면 숙청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갈등할 수 밖에 없었던 시인의 처지에 공감하며 이야기를 써내려 갔다.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는 총 7표를 받아 3위에 올랐다. ‘시선으로부터’는 미술가이자 작가이자 시대를 앞서 간 여성 심시선의 이야기를 가족 각자의 추억과 현재 고민을 통해 들려준다. 일제 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에게 가해졌던 폭력과 부조리를 고발한 점이 돋보인다. 정세랑 작가의 작품 중 ‘목소리를 드릴게요’도 3표를 얻었다.
또 강화길 작가의 ‘화이트 호스’, 백수린 작가의 ‘여름의 빌라’, 윤이형 작가의 ‘붕대 감기’가 각각 6표를 받아 공동 4위에 올랐다. 해외 작가 작품 중에서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다시, 올리브’, 레몽 크노의 ‘문체 연습’, 마거릿 애트우드의 ‘증언들’이 4표 이상 받아 국내에서의 인기를 재확인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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