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 안건조정위와 전체회의를 연이어 열고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하면서 일사천리로 법사위 문턱을 넘은 것과 관련,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40년 전 신군부 등장할 때 데자뷰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요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처럼 민주당은 의회를 장악하여 세상을 친북 좌파의 천국으로 제도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고 지적한 뒤 “야당은 들러리만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신군부 시절) 민주한국당 행세를 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경제억압 3법(공정경제 3법)’은 민주당과 공조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정의당과 공조하고 공수처법 개악은 막는 척하는 시늉만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야당의 행태를 정조준했다.
홍 의원은 아울러 “(이 같은 상황에서) 여의도 정치판은 한가한 정치쇼만 난무한다”고 상황을 짚고 “하기사 그때 국보위 청동시대에도 세상은 돌아갔는데 이 미쳐 가는 세상도 이 또한 지나가리로다라는 자조 섞인 말로 견디어야 할까”라고도 썼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오전 법사위 안건조정위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고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애초 9시 시작할 예정이던 안건조정위는 시작부터 회의 공개 여부를 두고 30여 분 동안 지속 된 여야 신경전에 지연됐고 본격적인 논의는 1시간 만에 종료됐다. 여권 조정위원 4명의 찬성으로 개정안은 안건조정위를 통과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사위 회의장 앞으로 모여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지만, 민주당은 안건조정위가 끝난 지 불과 30여분 만에 전체회의를 열었다.
애초 낙태죄 관련 공청회가 예정된 전체회의였지만,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공청회에 앞서 안건으로 공수처법을 상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와 법사위 간사 김도읍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 위원장 주변으로 몰려들어 목소리를 높여 항의했지만 윤 위원장은 굴하지 않고 진행을 이어나갔다.
윤 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로 장내가 정리되지 않자 “지금 토론을 진행할 상황이 아니므로 토론을 종결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곧 그는 안건을 표결에 부쳐 과반 찬성으로 의결을 선포했다.
위원장석을 둘러싼 국민의힘 의원들은 “날치기도 이런 날치기가 없다”며 “의원 되니 세상이 안 무서우냐” “대명천지에 이런 독재가 있을 수 없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한편 연말 정국의 최대 쟁점이었던 공수처법 개정안과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등 여권의 이른바 개혁입법이 올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디데이’를 맞았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어 공수처법을 비롯한 개혁·민생법안들을 처리한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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