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인 가운데 여야 원내대표가 긴급 회동에 들어갔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야당의 공수처장 후보 비토권 무력화를 골자로 한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직전 각 당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만났다. 이에 따라 당초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여야 원내대표 회동 종료 이후로 연기됐다. 민주당은 이날 공수처법과 공정경제 3법 등 개혁입법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이에 맞서 공수처법 개정안을 비롯해 가습기살균제와 4·16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위원회 활동 기한을 1년6개월 연장하는 내용의 사참위법,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한 남북관계발전법, 대공수사권 이관을 골자로 한 국가정보원법, 5·18민주화운동 관련 사실을 왜곡·날조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한 5·18특별법 등 5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했다.
이에 민주당 역시 이날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추진에 맞서 본회의장 토론에 나서기로 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야당이 필리버스터로 법안처리에 반대 의견을 내는데 우리도 가만히 있는 것보다 왜 이법을 처리해야 하는지 국민께 설명드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필리버스터의 취지를 설명했다. 얼마나 많은 의원이 필리버스터에 참여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무기한 토론보다는 법안 설명과 처리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데 시간을 할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두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긴급 회동에 나서면서 여야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가능성이 열렸다. 여야의 회동에서 유의미한 합의가 나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혜인인턴기자 understa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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