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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은 백신이 최고의 부양책…내년 6월까지의 경제충격이 관건”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백신 기대감·통화·재정정책이 경기 떠받쳐

브라이언 닉 누빈 최고투자전략가. /누빈 홈페이지




12월도 이제 중순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도 내년도 경제 전망이 쏟아지기 시작하는데요. 9일(현지시간)에는 미국 교직원퇴직연금(TIAA)이 주최한 ‘2021년 경제전망’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TIAA의 내년 전망과 시장의 예측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V자 회복은 끝나...백신접종 늘면 로켓 회복"
자산운용사 누빈(Nuveen)의 브라이언 닉 최고투자전략가는 이날 “전세계적인 위험자산 시장은 현재 백신에 대한 기대감과 중앙은행, 재정부양책에 의해 굴러가고 있다”며 “초기의 경기회복은 기대했던 것보다 좋았다. 이와 별도로 달러화는 최악의 위기 이후로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더 떨어질 수 있다”고 현상황을 진단했는데요. 그러면서 “최근의 코로나 백신에 대한 소식은 내년 하반기까지 전세계의 많은 인구가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며 “대부분이 백신을 맞거나 안전하다고 느껴지면 경제는 로켓 형태로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그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는데요. 우선 그는 V자 회복은 끝났다고 단언했습니다. 브라이언 최고 전략가는 “주택과 제조업, 소비지출은 강하지만 예전만큼 수출이 되지 않고 있고 기업투자도 감소하고 있다”며 V자 회복은 끝났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유럽은 다시 락다운에 들어갔는데 이는 유럽경제가 4·4분기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는데요. 그는 “미국은 대대적인 락다운은 없지만 그렇다고 기업과 음식점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의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미국 경제는 결국 백신 접종이 대규모로 이뤄지는 내년 6월 전후까지 어떻게 버티느냐가 핵심이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외에도 대규모 부양책이 필요한 이유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는 백신접종이 어느 정도 이뤄지는 내년 6월까지 버티는 게 중요하기 때문인데요. 브라이언 최고전략가는 “그때까지 바이러스가 계속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내년 6월까지 경제가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느냐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추가적인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필요한 것도 결국은 시간벌기용입니다.

"증시, 새로운 강세장의 시작일 수도"
이를 바탕으로 그는 지금의 증시가 새로운 강세장의 시작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내년에도 증시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죠. 브라이언 최고전략가는 “경기부양에 따른 회복세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했다”며 “백신에 관한 소식은 우리가 내년에 백신을 사용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감소시켰다”고 전했습니다. 내년에도 상승세가 계속된다는 얘기인데요.

그는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실제로 우리는 새로운 강세장의 시작에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실제 월가에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이 4,000~4,500까지 간다는 전망이 흘러나옵니다. 이날 S&P 500은 3,672.82에 마감했습니다.

"실업률 내년 5% 미만으로 급락할 수도"...전문가, 내년 美성장률 3.1~3.8%
브라이언 최고투자전략가는 이날 내년 전망으로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3가지 시나리오를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듯해 이를 먼저 소개해드립니다. 기본을 중심으로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고려해야겠지요.

△좋은 경우(The upside case)

-백신이 효과적이고 널리 접종이 이뤄져 경제가 정상으로 빨리 돌아오는 경우

-미국 실업률은 급격하게 5% 미만으로 감소

-글로벌 경제는 2021년 상반기 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도달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되고 향후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관심



△기본(The base case)

-세계경제가 2020년의 수축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함

-백신 접종이 이뤄지는 동안 더 많은 기업체들이 문을 닫고 더 많은 실직 발생

-주요 기업 이익이 급증하면서 주가 논란 해소

△나쁜 경우(The downside case)

-4·4분기에 추가 부양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 경기둔화가 더 가팔라져

-코로나19 재확산에 미국과 유럽의 락다운 확산

-증세와 규제 우려에 투자자들 의욕 상실

이날 브라이언 최고전략가는 구체적인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현재 주요 기관의 예측치를 보면 국제통화기금(IMF)이 3.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2%, IHS마킷이 3.1%입니다. 76개 투자은행(IB) 전망치의 중간값은 3.8%인데요. 대체로 내년 중에는 미국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소비 좋지만...해고 고착화 등 하방리스크 커
소비는 좋은 상황입니다. 브라이언 수석투자전략가는 “다른 위기 때와 달리 이번에는 소비증가가 인상적이었다”고 했는데요. 초기에는 물품 사재기가 많았지만 온라인 쇼핑이 크게 늘었습니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은 90억달러, 사이버먼데이는 108억달러에 달했죠. 사이버먼데이의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15.1%나 폭증했습니다.

하지만 고용시장이 문제입니다. 일단 지금의 소비 증가는 정부의 현금지급, 실업급여 같은 지원책 덕이 적지 않습니다. 브라이언 수석투자전략가는 “미국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4월 대규모 임시해고가 발생했다”며 “하지만 지금도 일부 업종은 수익이 절반 이상 감소한 상태여서 이들은 완전해고로 가고 있다. 이들이 쉽게 복귀할 수 없기 때문에 우려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코로나19에 학교가 열지 않으면서 상당 수 여성인력이 일자리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임시해고에서 완전해고로 굳어지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TIAA 제공


전문가들은 최근의 일부 고용회복세에도 유휴노동력이 많다고 입을 모읍니다. 실업률에서 자연 실업률을 뺀 실업률갭의 경우 올 1·4분기 -0.57%였던 것이 2·4분기 8.64%, 3·4분기 4.45%로 큰 폭의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실업률갭이 ‘+’라는 것은 다수의 실업자가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일자리 문제 역시 인종과 성, 학력별로 차이가 크고 구인과 구직자 사이의 수요가 달라 구조적 실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고용시장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에도 큰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고용상황이 구조적으로 나빠지면 소비도 결국 주저앉게 되고 가계부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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