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10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면담 요청에 대해 “아무런 사전 조율도 없었던 것”이라며 “아무리 이해심을 갖고 보려 해도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 원내대표의 면담 요구에 대한 입장을 이같이 전했다.
이 관계자는 “여야정 상설협의체라는 채널이 복원돼있고, 문 대통령은 최재성 정무수석을 통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대표회담을 이미 여러 차례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외면하더니 어제 일방적으로 언론을 통해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면담을 요구하고 문자메시지로 날짜까지 정해서 달라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지난 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이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것을 여당의 ‘입법독재’로 규정하고 “이 사태를 유발한 원인과 지금 상황을 이끄는 최고 책임자가 문재인 대통령이라 확신한다”며 면담 요청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청와대는 주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의 일련의 행동에 대해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미 주 원내대표는 지난 7월, 10월 청와대로 두 번의 공개 질의서를 보낸 적이 있다”며 “말이 질의서지 규탄성명이나 다름 없었다. 한마디로 질의서 정치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이 최근 청와대를 방문한 것도 ‘사전예고’가 없었다고 지적하며 “최재성 정무수석 면담, 대통령께 질의서 전달을 요구하면서 청와대 분수대 앞을 정쟁무대로 만들고 돌아갔다”고 했다.
또 주 원내대표에 대해 “질의나 면담의 형식으로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정치 공세를 펴는 방식을 초선 의원부터 원내 대표까지 네 번째 반복하고 있다”며 “국회에서 정당 간 풀어야 될 문제에 무리하게 대통령을 끌어들이려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 원내대표의 면담 요청은 아무리 이해심을 갖고 보려고 해도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는 아닌 것으로 보는 게 (청와대) 정무 라인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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