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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모범국' 대만, 中 성장률 앞지르나

재택근무 덕 대만 전자업체 특수

올 경제성장률 1.5%→2.5% 상향

2% 전망 中 29년만에 추월 주목

지난 4일(현지 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가득한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EPA연합뉴스




대만이 29년 만에 중국 본토보다 높은 연간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것은 물론 재택근무의 확대로 대만 전자 업체들이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영향이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만 정부가 지난달 말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5%로 상향 조정했다”며 “대만이 중국 본토의 경제성장률을 제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대만 행정원의 예산 담당 부처인 주계총처는 지난달 27일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1.56%에서 2.54%로 높였다. 중국 본토 정부는 아직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2%가량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분석이 현실로 된다면 대만은 1991년 이후 29년 만에 중국 본토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두 국가의 경제성장률은 1990년까지 엎치락뒤치락했었다. 하지만 중국이 1978년 개혁 개방 정책을 채택한 후 고도성장기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대만을 앞질러왔다. 심지어 대만이 22년 만에 두 자릿수의 경제성장률을 나타낸 2010년에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더 높았다.

대만의 선방은 코로나19 대유행을 성공적으로 막아내며 시작됐다. 올 1월 22일 대만에서 첫 코로나19 사례가 보고된 후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 수는 733명으로 집계됐는데 그중 해외 유입이 641명에 달한다. 누적 사망자 수는 7명으로 5월 이후 신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렇게 대만은 지역사회 감염을 안정적으로 통제하며 경제활동을 이어갔다. 반면 중국은 올해 초 코로나19 대확산으로 경제활동을 전면 중단했고 그 결과 올 1·4분기 -6.8%라는 사상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대만 기업이 ‘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누린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자 기기와 그 부품에 대한 수요가 TSMC와 에이수스·폭스콘 등 대만 기업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프레더릭 노이만 HSBC 아시아경제연구소 공동 대표는 “재택근무 등 언택트 확산으로 노트북과 다른 전자 기기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다”며 “대만 업체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대만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으로 인한 반사이익도 누렸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자 중국 기업이 TSMC 등 대만 업체에 반도체 등 핵심 부품 주문량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올해 11월까지 대만이 중국에 수출한 반도체는 920억 달러(약 100조 4,600억 원)에 달해 대만 전체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대만의 내년 경제성장 전망도 밝다. 대만 주계총처는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세계 경제가 살아나며 내년 경제성장률이 3.83%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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