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에 이어 선거인단 선거에서도 승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번 투표 결과로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8월 대선 후보 수락 이후 4개월여 만에 대선 승리를 확정했다.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완벽한 승리를 거둔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불복 행보를 이어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리며 대선 승리를 공식화했다.
WP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50개 주와 워싱턴DC의 선거인단 투표 개표 결과 승리에 필요한 과반 270명을 넘는 306명의 선거인을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선거인은 232명이었다. 이는 주별 개표 결과 인증 때와 같은 수치로 주별로 지정한 후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투표하는 이른바 ‘신의 없는 선거인(faithless elector)’의 배신 투표가 이번에는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대해 “선거 패배를 뒤집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몸부림이 거의 끝났다”고 평가했다.
승리를 확정 지은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국민의 의지와 법치주의, 헌법을 존중하지 않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대선 승복을 촉구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선거인단 투표에서 승리한 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본부에서 진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전을 “민주주의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는 페이지를 넘길 시간”이라며 “나는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겠다. 내게 투표한 사람은 물론 투표하지 않은 사람을 위해서도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한 “우리 모두 앞에 긴급한 일이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백신 접종, 경기 침체 회복 등을 꼽았다.
바이든 당선인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압승하면서 대통령이 되기까지 남은 절차는 연방의회의 투표 결과 인증과 취임식이다. 연방의회는 내년 1월 6일 상원과 하원 합동 회의를 열어 주별 투표 결과를 인증하고 승리자를 발표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선거인단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지만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게 중론이다.
WP는 “일부 공화당 관계자가 의회에 선거인단 결과에 문제를 제기해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뒤집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려면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의 동의가 필요해 현실화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분석했다. 대선 결과가 사기라는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을 막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꺼낼 수 있는 법적 카드도 더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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