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선미가 ‘달리는 사이’에서 경계선 인격장애 진단을 받은 사실을 고백했다.
16일 방송된 Mnet 예능프로그램 ‘달리는 사이’에는 러닝 크루로 모인 선미와 하니, 유아, 청하, 츄가 속내를 털어놓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선미는 “힘들면 쉬어가는 게 맞다”고 운을 떼며 원더걸스 탈퇴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그때는 몸이 아픈 거보다 마음이 아픈 게 더 컸다”며 “솔로 데뷔하고 다시 원더걸스 활동하고 회사도 나오고 이런 상황에서 나한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주어졌다. 근데 그 생각이 날 점점 갉아먹고 있고 있다는 걸 알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5년 전쯤에 진단을 받았다. 경계선 인격장애라고 하더라. 그 경계선 인격장애가 날 너무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경계선 인격장애는 정서, 행동, 대인관계가 불안정하고 변동이 심해 감정의 기복이 크게 나타나는 정신의학적 증상이다. 1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데뷔했던 선미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남모를 아픔이 생겼던 것.
선미는 “그래도 다행인 게,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고 약을 먹으니까 괜찮아졌다. 근데 근본적인 걸 해결해야 내 주변 사람들도 편할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경계선 인격장애가 주변 사람들이 힘들다더라. 난 내 주변에 있는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고 나 때문에 피해를 안 봤으면 좋겠고 사랑을 주고 싶다”라며 “그런데 그건 내가 사랑을 받고 싶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거지 않나. 그때는 내가 진짜 멈췄어야 했던 때였던 거 같다”라고 밝히며 눈물을 보였다. 선미의 솔직한 고백에 다른 멤버들 또한 함께 눈물을 흘리며 공감했다.
그러면서 선미는 “우리 다 그럴 텐데, 너무 일찍 데뷔했다. 어떻게 보면 너무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며 “청소년기에 자아라는 게 만들어지는 건데, 우린 그때를 차 안에서 보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그게 중요한 거 같다. 내가 내 자신을 돌보고,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하고, 이런걸 하나하나 다 알아줘야 한다. 그리고 그 기분을 맞춰줘야 한다”라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선미는 “이제 알겠다. 나 사춘기가 좀 지난 거 같다. 그래서 나 지금은 먹는 약도 정말 많이 줄였다”며 “걱정하지 말라. 나 되게 강하다. 강해졌다”고 덧붙이며 주변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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