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6년 연합국의 봉쇄로 궁지에 몰린 독일은 프랑스 북부 요새 베르됭을 맹공격했다.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전투로 기록된 베르됭 전투의 시작이다. 이에 맞선 프랑스 및 연합국의 치열한 공방이 303일간 이어졌다. 전투는 결과적으로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패망의 원인이 됐지만, 이 과정에서 사상자 수가 7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양측 모두에게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책 ‘베르됭 전투’는 참혹했던 소모전 베르됭 전투를 통해 제1차 세계대전을 살펴보는 역사서다. 저자는 병사들이 남긴 일기와 편지, 지휘관들의 회고록, 신문과 잡지 기사, 독일과 프랑스의 공식 사료 등 관련 문헌은 물론 생존한 참전 군인들의 증언들을 바탕으로 당시의 치열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책은 베르됭 전투를 ‘승자 없는 전투’로 평가한다. 독일이 최종적으로 후퇴하기는 했으나 결과적으로 독일과 프랑스 두 나라의 손실 규모가 비슷했고, 전투 이전과 비교해 전선의 이동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독일군과 프랑스군 모두가 무수한 죽음을 맞았다. 베르됭은 무너진 건물 잔해, 박살 난 무기, 유골이 쌓인 쓰레기 더미만을 남긴 실패한 전쟁일 뿐이었다고 저자는 개탄한다. 2만8,000원.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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