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이 가야금 연주자인 고(故) 황병기 명인이 소장했던 거문고 악보 ‘금보전(琴譜全)’과 양금 악보 ‘영산회상(靈山會上)’을 묶은 ‘국립국악원 한국음악학 자료총서 55집’을 발간해 17일 공개했다.
이번 악보집은 황 명인이 작고하기 직전 해인 2017년 9월 명인의 자택에서 촬영한 자료로 제작됐다. 고인은 당시 학계에 소개되지 않은 고악보들을 내놓으면서 국립국악원이 후학들을 위한 책으로 제작하기를 요청했다. 금보전은 저자 미상의 거문고 고악보집으로 제작연대는 1713년(계사년) 2월 5일로 추정된다. 17세기 후반~18세기 초 풍류방에서 연주되었을 ‘중대엽’, ‘북전’, ‘삭대엽’, ‘감군은’, ‘여민락’, ‘보허자’, ‘영산회상’ 등의 곡목을 수록하고 있다. 양금신보를 비롯해 신보, 시보, 청송보와 출처 미상의 악보를 필사해 하나의 악보집 내에서 동일한 악곡의 기보법과 선율의 변화 양상을 파악할 수 있다.
영산회상은 저자와 제작연대가 미상인 양금 악보로, 대표적인 줄풍류 음악인 ‘영산회상’ 등의 악곡을 음이 소리 나는 대로 기록한 육보(肉譜)다. 양금 선율의 변화 과정을 추적하고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는 악보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이번 발간물은 비매품으로 제작해 전국의 주요 국공립 및 대학 도서관에 배포하며, 국립국악원 누리집에서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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