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관련 “우선순위를 제대로 판단하는 리더십이 절실한 때”라고 목소리를 냈다.
15일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우선순위는 코로나 위기를 빠르게 극복해 국민의 생명과 생존을 보호하는 것이 다른 어떤 정책이나 개혁보다 앞선다”며 “지금부터라도 백신 확보를 비롯한 국민의 생명과 생존에 집중해서 모든 가능한 자원을 동원해서 결정을 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한국이 백신전쟁에서 밀려난 네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국민의 안전과 생존이 달려 있는 문제를 저렇게 판단하고 결정하도록 놔둔 것만해도 리더의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성 문제 △비용 문제 △ K-방역에 도취 △국력의 문제 등으로 제시된 네 가지 이유에 생각과 분석을 덧붙였다.
또 그는 “위기일수록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며 “어떤 백신을 얼마나 확보했고 도입 시기를 언제로 예상하고 있는지, 그래서 접종은 언제 누구부터 얼마나 할 수 있는 지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이 이렇게 된 것에는 백신이나 코로나 위기극복보다는 설익은 K-방역의 성공과 수출과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률 숫자에 도취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순위로 두지 않은 리더의 잘못된 판단과 리스크를 감수하고 책임지려는 자세를 보여주지 않은 문제가 크지만 그것을 따질 만큼 한가하지도 않다”며 “지금이라도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이하 전문>
“한국이 백신전쟁에서 밀려난 네가지 이유”
- 결국 모두 리더의 잘못된 판단입니다. 물론 각각의 이유에 대해서 실무책임자들이 판단을 했겠지만, 이런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존이 달려 있는 문제를 저렇게 판단하고 결정하도록 놔둔 것만해도 리더의 잘못된 판단입니다. 우선순위는 코로나 위기를 빠르게 극복해서 국민의 생명과 생존을 보호하는 것이 다른 어떤 정책이나 개혁보다 앞섭니다.
1. 안전성 문제
- 미리 확보하고 접종전에 안전성을 검증하면 될 일이었습니다. 안전성이 검증되면 검증될 수록 그 백신은 구하기 어려워집니다. 리스크가 있더라도 일단 다양한 백신을 확보해놓고 안전성은 확보후에 검증하는 것이 옳았습니다.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백신을 맞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안전성은 확보후에 검증해서 안전성이 검증 안되는 백신은 폐기까지 각오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2. 비용문제
- 백신이 한달 두달 늦어져서 거리두기를 한달 두달 더 하는 비용과 백신을 조금 비싸게 주고 사거나 미리 확보했다가 안전성 문제때문에 폐기하는 비용을 비교한다면 당연히 비용 리스크를 안고라도 미리 확보했어야 합니다. 백신비용은 조금 더 지급하더라도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리더는 그런 비용을 걱정하는 실무자들이 걱정을 하지 않도록 책임지고 일을 할 수 있도록 판단하고 결정해줬어야 합니다.
3. K-방역에 도취
- 이렇게 1천명이 넘을 줄 누가 알았느냐고 하지만 당연히 미리 대비했어야 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경고했고, 그 경고대로 안되고 수백명 수준에서 막을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외와 교류를 할 수 밖에 없는 섬나라같은 우리 나라는 백신을 다른 선진국과 비슷하게 확보했어야 했습니다. K-방역이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나라는 백신을 맞고 백신여권을 도입하는데 우리는 백신을 못 맞으면 한국사람들은 비즈니스도 여행도 할 수 없는 갈라파고스가 될것이 예상되지 않았나요? 사회적 거리두기나 K-방역도 결국은 백신을 기다리는 중간해결책이지 궁극적인 해결책은 백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국민들의 희생속에 운에 맡겼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4. 국력의 문제
- 국력이나 국내 제약기업이 부족하면 할수록 초기부터 백신확보협상에 뛰어들었어야 했습니다. 국력에 대한 냉정한 판단 없이 백신을 국내에서 먼저 개발하겠다느니, 국내생산을 하니까 유리하다느니 하는 잘못된 판단을 했습니다. 마스크생산도 못한다고 다른 나라를 얕보고 마스크 선물로 생색도 많이 냈지만, 그러느라고 정작 가장 중요하고 가장 고급기술인 백신은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다양한 백신을 많은 양을 확보하고 빠르게 접종준비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된 후에 오히려 많이 확보했으면 더 어려운 나라들을 위해서 양보를 하거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백신은 천천히 기다리는 선택권이 있었습니다.
위기일수록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합니다. 언제 정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지, 언제 코로나로 인해 본인이나 가족의 생명이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할 수 있을지는 결국은 K-방역이 아니라 백신이 좌우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떤 백신을 얼마나 확보했고 도입 시기를 언제로 예상하고 있는지, 그래서 접종은 언제 누구부터 얼마나 할 수 있는 지를 정부는 투명하게 밝혀야만 합니다. 일단 투명하게 알아야만 대비하고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4400만명분 확보예정이고 자세한 것은 협상후에나 밝힐 수 있다”는 정도의 커뮤니케이션으로는 본인의 생명과 안전과도 직결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많이 부족합니다.
일이 이렇게 된 것에는 백신이나 코로나 위기극복보다는 설익은 K-방역의 성공과 수출과 대기업위주의 경제성장률 숫자에 도취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순위로 두지 않은 리더의 잘못된 판단과 리스크를 감수하고 책임지려는 자세를 보여주지 않은 문제가 크지만 그것을 따질만큼 한가하지도 않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백신 확보를 비롯한 국민의 생명과 생존에 집중해서 모든 가능한 자원을 동원해서 결정을 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입니다. 정말 우선순위를 제대로 판단하는 리더십이 절실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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