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은 17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콘텐츠산업 결산과 전망’ 세미나를 통해 올해 콘텐츠산업의 전체 매출이 118조1,000억원~130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년대비 증감률을 따지면 -5.8%~3.8% 수준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5.7%의 매출 성장률을 보인데 비하면 크게 꺾였다. 발제를 맡은 박혁태 콘진원 팀장은 “공연, 대중예술, 영상분야가 코로나19로 정상적 활동을 못한 게 가장 큰 요인”이라며 “게임이나 웹툰 등 비대면 중심의 콘텐츠가 성장했지만 대면 비중이 큰 공연계, 영화계, 방송계는 지금껏 겪지 못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K팝의 경우 온라인 콘서트로 방향을 틀면서 첨단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무대를 선보였을 뿐 아니라 굿즈 판매와도 연계하면서 매출이 올라간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콘의 온라인 버전인 ‘케이콘:택트’는 두 번의 공연으로 전 세계에서 845만명을 모았고, 방탄소년단(BTS)의 ‘방방콘 더 라이브’ 공연은 티켓과 상품판매로 298억원의 매출을 냈다. 박 팀장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온라인 공연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며 “오프라인 공연보다 온라인 공연에서 관련 굿즈의 매출이 늘었다는 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가라앉은 후에도 온라인 공연이 계속 나타날 것으로 보이지만 중소 기획사는 자본과 인프라가 부족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한 BTS, 블랙핑크 등 가수들이 체계적으로 정립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글로벌 팬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하며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은 영상 조회수가 급증하며 인기를 끌었다. ‘핑크퐁 아기상어’는 유튜브에서 조회수 72억건을 넘어섰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자녀들이 밖에서 뛰어놀 수 없게 되자 어린이용 콘텐츠를 많이 보여준 게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반면 영화는 코로나19로 극장개봉이 어려워지면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등 온라인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고, 극장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박 팀장은 전했다. 당분간은 온라인으로의 방향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온라인 개봉은 여러 국가에 동시에 진출할 수 있고 시청의 진입 장벽도 낮다는 장점이 있다”며 “반면 극장의 매출은 감소하고, 제작사는 OTT 업체에 저작권 일체를 넘겨야 하기에 부가 수익을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송진 콘진원 팀장은 내년 콘텐츠산업 전망을 통해 가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메타버스 세계관의 활성화에 따른 플랫폼 내 엔터테인먼트 및 소통문화의 대중화를 예상했다. 또한 콘텐츠 지적재산(IP)의 활용 방식이 다양해짐과 동시에 콘텐츠산업 간 협업 전략도 더 다양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콘텐츠의 소비 방식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말미암아 비대면과 대면이 혼재하는 환경 속에 집이나 차에서 즐기는 경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환경도 원격,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개선 노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대욱 네이버제트 대표는 전세계 1억8,000만 가입자를 돌파한 3D 아바타 소셜플랫폼 ‘제페토’를 소개하며 “내가 상상하는 무엇이든 실현할 수 있는 메타버스의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대호 에이스토리 실장은 “한국 드라마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사랑받을 수 있도록 OTT와 다양한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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