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직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 등을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2시간 만에 끝났다.
오 전 시장은 18일 오전 형사2단독 김경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오전 10시 50분께 법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그는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251호 법정 앞에는 나타나지 않은 채 내부 통로를 통해 곧바로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부산지법은 이날 해당 법정 주변에 돌발상황을 대비해 사회복무요원 2명을 배치했다. 복도 앞에는 법원 직원과 취재진뿐 아니라 오 전 시장 측근들이 서성이기도 했다. 오전 11시 15분께는 전관 출신 변호인 최인석 변호사가 변호사 2명을 대동해 법정 앞에 들어섰다. 최 변호사는 지난 6월 영장 기각 때 선임됐던 변호사로 이번에 재기용됐다.
최 변호사는 법률 대리인으로서 입장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지금 말씀드리는 게 적절하지 않다”, “말씀드릴 게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최 변호사는 ‘오 시장의 추가 성추행 여부를 알았느냐’는 질문에 “몰랐다. 나는 법정 변호사”라고 답했다. 이어 “저는 (사건을) 안 맡으려고 했는데 억지로 떠맡았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실질 심사 개시 전 법정 내부에 있던 오 전 시장이 갑자기 문을 열고 잠시 밖으로 나오려는 모습도 포착됐다. 마스크를 쓴 채 초췌한 모습의 오 전 시장은 “부산 시민에게 할 말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당황한 기색만 내비쳤다. 취재진과 사회복무요원들이 뒤섞여 현장이 혼잡해지자 오 전 시장은 최 변호사와 뒷걸음치며 급하게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최 변호사에 따르면 이번 사전구속영장에는 앞선 강제추행에 또다른 강제추행과 무고 혐의가 추가됐다. 최 변호사는 “혐의는 인정하지만 기억나지 않는다”며 “부산 시민들과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며 오 전 시장을 대신해 입장을 밝혔다. 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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